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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한국인 전용 비자, 이번엔 되나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5-09-10 09:53:35

한국인 전용 비자, 이번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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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4 비자 10년 넘게 추진중

올해 7월 연방하원 재발의

형평성 논란 등 ‘걸림돌’

조지아사태로 새 계기 주목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건물. [로이터]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건물. [로이터]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이민 단속으로 수백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구금된 사태는 미국 내 비자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다시 한번 파장을 일으켰다. 현행 체계로는 합법적인 취업 비자를 확보하기가 워낙 까다롭다 보니 기업들이 출장용 B1이나 무비자 ESTA를 사실상 임시 고용 수단으로 활용하는 편법이 만연했고, 이번 대규모 단속 사태가 그 결과물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인 근로자가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통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문직 취업 비자(H-1B), 다른 하나는 주재원 비자(L1·E2)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이 높다.

 

H-1B는 연간 8만5,000건으로 발급이 제한되고, 이 가운데 2만 건은 미국 내 석·박사 학위 취득자에게 우선 배정된다. 전 세계에서 매년 약 50만명이 신청하기 때문에 당첨 확률은 10대 1 수준이다. 기업이 활용하는 L1이나 E2 역시 임원·관리직 또는 투자사 파견 인력 중심이라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 비자(E-4)’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무제한), 멕시코(무제한), 호주(1만500명), 싱가포르(5,400명), 칠레(1,400명) 등 다른 FTA 파트너 국가처럼 별도의 전문직 비자 쿼터를 보장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연방하원에서 영 김 의원(공화·캘리포니아)과 시드니 캄라거-도브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지난 7월 ‘한국과 파트너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을 재발의했다. 이 법안은 매년 최대 1만5,000개의 E-4 비자를 한국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인 전용 전문직 비자 추진은 2013년 첫 발의 이후 10년 넘게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 내 일자리 잠식 우려다. ‘자국민 우선 고용’을 내세우는 여론이 여전히 강하고, 이민 정책이 정쟁의 핵심 이슈로 부각되면서 한국인 전용 비자는 뒷전으로 밀려왔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이미 할당을 받은 5개국 외에 한국에만 추가 혜택을 주는 것이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의 적극적 외교적 압박이나 범국가적 로비 활동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기류는 달라지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투자 붐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배터리 분야에서 복잡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이 미국에 없다면 외국 인력을 들여와야 할 수도 있다”며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한국인 전용 비자 신설 논의가 단순히 ‘이민 정책’ 차원을 넘어, 미국 제조업 경쟁력 확보와 직결된 경제·안보 이슈로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재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무역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등은 ‘한국 동반자 법안’ 통과 촉구 서한을 조지아·앨라배마 등 투자 기업이 몰린 지역과 캘리포니아 등 한인들이 밀집한 지역의 연방 의원실에 전달하며 의회 설득전에 나섰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연방 의회다. 한국인 전용 전문직 비자가 통과될 경우, H-1B에만 의존하던 한국 전문 인력의 미국 진출이 한결 수월해지고, 한국 기업의 현지 인력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반대로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편법 파견과 인력난의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다.

 

10년 넘게 이어진 ‘계류’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한국 정부의 외교적 의지, 한국 재계와 한인 사회의 공조, 그리고 미국 정치권 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설득하는 노력이 맞물려야 한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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