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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나오길"…긴장·우려 감도는 조지아 한국인 구금시설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5-09-07 11:08:36

긴장·우려 감도는 조지아 한국인 구금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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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 등 발길 잇따라…면회 허탕친 현지 직원 가족도

구금 장기화 우려 속 韓정부, 직원 면담 시작하며 대응 '총력전'

공장 주변 한인사회 '들썩'…"이번 계기로 제도 개선" 목소리도

 

이곳은 지난 4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근로 등의 혐의로 체포된 직원 대부분이 구금된 곳이다.

 

당시 475명이 체포됐는데 이 중 300명 이상이 한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ICE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손과 발에 체인을 감아 움직임이 제약된 상태에서 버스에 탑승해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LG엔솔 공장 건설 현장이 있는 조지아주 엘러벨에서 이곳까지는 약 170km, 차로 약 2시간 거리다.

구금시설은 교정시설과 프로세싱 센터 등 총 3개 구획으로 나뉘어 낮은 건물 여러 동이 줄지어 있었고, 건물 주변에는 철조망이 빈틈없이 채워져 있어 삼엄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시설 주변에는 상업시설이 없고 녹지와 도로뿐이라 적막감도 감돌았다. 도로 위를 오가며 순찰하는 경찰차도 눈에 띄었다.

LG엔솔 협력사 현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변호사와 함께 시설을 찾았다.

익명을 원한 이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 구금된 직원 한 명과 통화가 됐다. 외부에서 전화를 걸 순 없지만, 안에서는 허가받아 전화를 걸 수 있다고 한다"며 "직원 말로는 밥도 주고 샤워도 할 수 있지만, 열악하다고 하더라. 수갑은 차지 않고 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 구금된 한국 직원들의 비자 지위와 관련해 "B1·B2(단기 방문비자), ESTA(전자여행허가제·비자면제프로그램의 일종)로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방문 비자로 입국해 통상적인 출장 활동이 아닌 현지 근로 활동을 하는 것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

이들 협력사는 회사 차원에서 변호사들을 고용해 직원들의 조속한 석방 방안을 알아보는 중이었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에게는 즉각 추방, 아니면 이민법원 재판을 통한 이의 제기 등 선택지가 있는데, 시간·비용·개인 의사 등을 고려해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사 직원 3명도 ICE 시설을 찾았다.

시설 방문을 마치고 나온 이들 직원 중 한 명은 "구금된 직원 중 일부만 A넘버(이민세관단속국이 부여하는 외국인 번호)가 나오고, 아직 A넘버가 없는 직원들도 많아 면회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LG협력사 현지인 직원 가족이 구금된 가족의 얼굴이라도 보기 위해 시설을 찾았다가 허탕을 친 경우도 있었다.

마리아 토레즈(35) 씨는 "남편은 LG 협력사 매니저로 두 달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며 "혹시라도 남편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왔는데, 아직 면담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나왔다"고 했다.

토레즈 씨는 전날 남편과 통화했다면서 "구금이 장기화할지 몰라 차라리 추방을 원한다고 했는데, 당국은 남편이 영주권자여서 이민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남편은 9월 30일에 법원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아이가 셋 있는데, 어떤 상황인지 확실해질 때까지 아빠 일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모두의 기도가 필요한 때"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국 정부는 구금된 직원 300여명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영사 면담을 이날 오전부터 시작했다. 외교부는 서배너에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를 반장으로 한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현장 대응 강화에 나섰다.

조 총영사는 시설을 찾아 운영자 측을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 국민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해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예상되는 석방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언급을 아꼈다.

미국 정부가 비자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구금이 장기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포크스턴 시설에서 ICE 당국자를 만나고 나온 현지 이민 전문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희망 섞인 분위기도 전했다.

최영돈 변호사는 "ICE 관계자로부터 지금 들은 이야기로는 수요일(10일)까지 모든 한국 분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협상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무렵 찾은 엘러벨의 공장 부지는 취재진의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는 상태였다.

먼발치에서 확인한 공장 부지에는 다양한 중장비가 늘어서 있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상황임을 짐작게 했다.

공장에서 차로 10∼15분 떨어져 있고 한국 식당과 한인 게스트하우스 등이 밀집해 있는 풀러 지역도 이번 단속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기자가 묵은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던 한국인 공장 직원 중 일부도 이번 단속때 체포돼 구금된 상태라고 게스트하우스 사장이 전했다.

지역 한인회는 구금된 직원들에게 음식이나 종교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영사관과 측과 협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속 대상이 된 현대차-LG엔솔뿐 아니라 한국 기업 다수가 진출해 있는 조지아주 한인사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지아의 대도시 애틀랜타 한인회는 성명서를 내고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미국 정부는 적극 협력하라"며 "한국 기업이 미국 내 공장을 정상적으로 완공하기 위한 숙련된 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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