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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자도 안심 못한다… 귀화 후 ‘박탈’

미국뉴스 | 이민·비자 | 2025-07-02 15:25:25

시민권자도 안심 못한다, 탈귀화, 시민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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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이민 단속책 일환

범죄 전력 이민자들 대상

법무부 전방위 확대 적용

취득후 범죄까지 문제삼아

“헌법·민주주의 위협” 우려

 

연방 법무부(DOJ)가 한국 등 외국에서 태어난 귀화 시민권자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는 ‘탈귀화(denaturalization)’ 절차를 최우선 집행 과제로 삼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들어서며 이민정책 전반을 강경 기조로 재편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법무부는 특정 범죄를 저지른 귀화 시민권자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11일 공개된 DOJ 내부 메모에 따르면, 연방 검찰은 국가안보 위반과 정부 사기, 심각한 범죄 전력 등을 시민권 박탈 사유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았다. 또 각 연방지검이 “중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사건”에 대해서도 탈귀화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해 적용 범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넓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사례도 벌써 나왔다.

영국 출신 시민권자이자 미 육군 참전 용사였던 엘리엇 듀크는 아동 성착취물 배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지난달 13일 루이지애나 연방법원에서 시민권 박탈 명령을 선고받았다.

듀크는 귀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숨긴 것이 드러났고, 현재는 영국 국적도 상실해 무국적 상태에 처했다.

연방 법무부 시민사건 담당 차관보 브렛 슈메이트는 “귀화 과정에서 범죄를 은폐하거나 시민권 취득 후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침에 법학자와 이민단체들은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로스쿨의 카산드라 로버트슨 교수는 “탈귀화 절차를 형사재판이 아닌 민사소송으로 처리하겠다는 점이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국선 변호인을 받을 권리가 없고, 정부의 입증 책임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실질적으로 ‘제2계급 시민’을 만들어 귀화 시민권자를 상시적으로 박탈 위협에 놓이게 한다”고 로버트슨은 말했다.

보수 성향의 해리티지재단 한스 폰 스파코브스키 연구원은 이에 대해 “귀화는 특권이다. 범죄자가 그 특권을 남용했다면 시민권을 박탈해야 마땅하다”며 정부 입장을 옹호했다. 이어 “변호인이 필요하면 본인이 사서 선임하면 된다. 세금으로 변호인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서 헌법이 침해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귀화 시민권자의 가족, 특히 자녀의 지위도 쟁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모의 시민권 박탈로 자녀까지 연쇄적으로 박탈당하거나 무국적자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스티브 루벳 명예교수는 “귀화 시민권자의 자녀들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부모를 통해 시민권을 취득하는데, 부모의 지위가 사라지면 자녀도 위태로워진다”고 말했다.

연방 법무부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오퍼레이션 야누스’ 등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권 신청의 허위 진술을 가려내는 디지털 검증 시스템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당시에는 주로 테러 혐의자나 중범죄자가 대상이었고, 적용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이를 더 확장해 귀화 전 범죄뿐 아니라 시민권 취득 후 저지른 범죄까지 폭넓게 적용했고, 2기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탈귀화가 ‘전방위적 수단’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템플대 로스쿨 로라 빙엄 연구소장은 “시민권은 한 번 부여되면 누구에게나 동일한 보호를 보장하는 헌법적 권리다. 특정 집단만 언제든 박탈당할 수 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한국 등 외국에서 태어난 미국 내 귀화 시민권자는 약 2,500만 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적법 절차 보장과 헌법적 균등권 보장이 충돌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향후 대규모 소송전과 정치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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