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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미지·미래 둘 다 제 모습…우는 연기도 디테일로 구분"

미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5-06-30 09:14:29

박보영,미지·미래 둘 다 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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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몰라서 용감했는데, 다신 못 할 듯"

"특히 마음 갔던 캐릭터는 미지…저도 비슷한 고민 해봤죠"

 

배우 박보영[B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박보영[BH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들에게 있어 1인 2역은 '양날의 검'에 비유되곤 한다. 같은 얼굴로 다른 두 인물을 표현해내는 연기는 찰나의 표정과 눈빛 같은 한끗의 디테일에 좌우되기 때문에 난도가 높지만, 잘 해내기만 하면 연기자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영을 앞둔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1인 2역 중에서도 특히 연기하기 까다롭다는 일란성 쌍둥이 역에 도전한 박보영은 이러한 위험부담을 안고, 보란 듯이 연기력을 입증해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박보영은 "몰랐으니까 용감하게 도전했는데, 어떻게 촬영하는지 안 이상 다시는 (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대본이 너무 욕심나서 일단 질러놓고, 계속 부담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며 "첫 촬영 전날에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촬영 중에도 무수한 고비를 느끼며 실패를 경험했다. 촬영 마지막까지도 계속 물음표가 남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성장기를 그렸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는 동생 유미지와 책임감 강한 완벽주의자 언니 유미래 역을 맡은 박보영은 두 쌍둥이, 그리고 유미지인 척하는 유미래와 유미래인 척하는 유미지까지 총 네 가지 모습의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박보영은 "감독님과 얘기했을 때, 두 인물을 너무 다르게 표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디테일로 두 캐릭터를 구분 짓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는 제가 가족들과 말할 때, 또는 혼자 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제 목소리로 연기했고, 미지는 제가 사회생활을 할 때나 연기할 때 자주 쓰는 목소리로 연기했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미래가 아파트 난간에서 뛰어내린 다음에 미지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연기하기 어려웠는데, 드라마의 첫 감정 장면이라 부담이 컸어요. 둘이 다르게 보였으면 좋겠기에 우는 스타일에 차이를 뒀죠. 미래는 울 때도 끅끅 참으면서 운다면, 미지는 조금 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식으로요."

 

미래와 미지 중에, 연기하면서 특히 더 마음이 갔던 인물은 미지라고 한다.

박보영은 "저도 살면서 인생에서 실패와 낙담을 경험해봤고, 미지와 비슷하게 '나 아무것도 안 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짚었다.

그는 "아역 배우로 데뷔해서 감독님한테 혼나고 집에 가면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다' 싶을 때도 많았고, 온 우주가 나에게 이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기회가 안 닿을 때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특히 와닿는 대사가 많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좋은 대사들은 다시 메모해놓기도 했다"며 휴대전화 메모장을 꺼내 들었다.

"'왜 인간은 자기를 가장 지켜야 할 순간에 스스로를 공격하는 걸까?'라는 대사도 좋았고,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멀었다'는 대사도 너무 좋아요. 미지가 할머니한테 울면서 '나한테 남은 날이 너무 길어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라고 말하는 대사도 공감됐던 것 같아요. 보다 보면 '나도 그랬었지'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드라마였죠."

 

이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3.6%로 출발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10회에서 7.7%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박보영은 "제가 이 드라마에 끌렸던 이유는 기획 의도 때문이었다"며 "이 드라마는 겉에서 보기에는 남의 삶이 더 좋아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모두가 각자 나름의 고통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메시지에서 더 나아가, 우리 드라마는 스스로에게도 조금 더 관대해지자는 말을 전하고 있다"며 "부족해 보일지언정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살고자 하는 모든 행동은 용감한 것이라는 말을 저도 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분들께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 영화 '과속스캔들', '늑대소년', '너의 결혼식'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배역마다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매력을 불어넣는 덕에 나이 서른을 넘긴 지금까지도 박보영과 '러블리'를 합친 '뽀블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재난으로 삶이 무너진 생존자('콘크리트 유토피아'), 중증 우울증 환자('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간호사('조명가게') 등을 연기하며 기존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고 있다.

박보영은 "배우로서 너무 하나의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제 안에 있는 여러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며 "작품을 보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무거운 작품을 한동안 택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차기작 '골드랜드'는 또다시 무서운 장르물이지만, 다음에는 다시 밝은 연기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근 2년 동안 제가 너무 차분해졌다는 걸 느껴서 힘들다"고 웃어 보였다.

"벌써 어느덧 데뷔한 지 20주년이더라고요. 지금까지의 연기 생활을 돌아보면, 성장해가는 과정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만큼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많고요. 이제야 조금 성장한 기분이 듭니다.(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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