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에세이] 되찾아야 할 보물지도, 우리의 한자문학

지역뉴스 | | 2025-03-26 18:31:32

에세이,김미선,서북미문인협회 회장,시인,한자문학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한 때, 나는 조선 실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깊이 빠진 적이 있다. 이는 연암이 청나라의 열하로 가며 겪은 에피소드와 사색을 기록한 여행기이다. 박지원이 묘사한 열하의 풍경, 수행원들과의 대화, 청석원을 둘러싼 국경에 대한 인식, 고구려 유적을 직접 마주한 감흥 등은 지금 읽어도 생생하다. 그러나 이런 기록들은 모두 한자로 쓰였다. 그 안에는 그의 조국에 대한 고민과 호탕한 정신이 한자의 형식을 빌어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이 책들은 연행단이 귀환하기 전 부터 이미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고려 시대의 문호 이규보가 남긴 동국이상국집 44권이 있다. 이 문헌은 동양에서 가장 방대한 문집으로 평가받는다. 그 안에는 삼국시대의 역사와 고려시대의 문화,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은 이 엄청난 유산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한자라는 이유로 이런 귀중한 문화유산이 외면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이해하고 익혀야 할 것은 한자의 복잡한 획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상과 감정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그 원인이 한자를 잃어버린 데 있다면 어떨까? 우리 문학은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으로 나뉜다. 기록문학은 한문문학과 국문문학으로 구분된다. 요즘 우리는 한글문학에 주목하고, 한자문학은 ‘잃어버린 보물지도’처럼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상들이 남긴 귀중한 정신적 유산을 온전히 되찾기 위해서는 한자문학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 한자문학의 복원은 단순한 고전 연구가 아니라, 한국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국문문학에서도 한자의 흔적은 선명하다. 향찰은 우리 고유의 어순을 유지하면서 체언과 용언은 한자의 뜻을, 토씨와 어미는 한자의 음을 빌려 표기했다. 이는 학창 시절 배웠던 제망매가 와 같이 삼국시대부터 우리의 사상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독자적인 문학 장르인 향가로 발전하였다. 결국 향찰 문학은 한자를 빌린 차자문학이나 우리의 감정과 정체성을 표현한 국문문학의 한 갈래가 되었다.

이처럼 한자는 단순히 외래 문자나 고대의 언어가 아니다. 한자는 한국인의 정서와 역사가 녹아 있는 중요한 문화 코드다. 따라서 한국 문학의 범위를 확장하여, 한자를 기반으로 기록된 향찰 문학도 한국 문학에 포함된 것처럼,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코리안계 작가들이 각국의 언어로 쓰는 작품들까지도 또 다른 한국 문학으로 포함시키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볼 일이다. 언어는 도구일 뿐,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정체성과 사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자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고서에 따르면 한자를 만든 이는 동이족 출신인 ‘창힐(倉?)’이라 한다. 한자의 기원이 우리 조상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우리가 한자를 다시 받아들이는 데 큰 자부심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다음 세대와 함께 번역문학도 발전시켜, 수천 년 동안 축적된 한자문학, 그 보물지도를 되찾는 첫걸음을 함께 내디뎌 보자.

<김미선 서북미문인협회 회장/시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소득세 전면 폐지 로드맵, ICE 최첨단 기술로 단속 확대,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소득세 전면 폐지 로드맵, ICE 최첨단 기술로 단속 확대,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 사회 동정까지! (영상)

조지아주 공화당의 2032년 소득세 전면 폐지 계획과 2026년 1월 첫째 주 애틀랜타 주요 뉴스 요약. ICE 안면인식 단속 확대, ATL 공항 항공기 사고, 한인 합동 신년 하례식 등 지역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애틀랜타 각급학교 독감백신 놓고 '우왕좌왕'
애틀랜타 각급학교 독감백신 놓고 '우왕좌왕'

CDC 아동 의무접종권고 철회각 교육청, 우려 속 대책 부심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아동 독감백신 의무접종권고를 철회하면서 조지아 각급 학교에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독감

트럼프  ‘기관 투자가 주택 매입 금지’  조지아서 초당적 환영... 현실성 지적도
트럼프 ‘기관 투자가 주택 매입 금지’ 조지아서 초당적 환영... 현실성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모펀드 등 대형 기관 투자가의 단독주택 매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라파엘 워녹, 존 오소프 등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들은 초당적 환영 의사를 표했으나, 일각에서는 기존 보유 주택 매각 필요성과 위헌 소송 가능성 등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메트로 애틀랜타는 전국에서 기관 투자가의 주택 소유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애틀랜타 겨울 더위 끝, 폭풍우 뒤 한파 엄습
애틀랜타 겨울 더위 끝, 폭풍우 뒤 한파 엄습

9일 72도 더위, 월요일 영하권 급락 애틀랜타 메트로 지역에 이례적인 겨울 더위가 물러가고, 강력한 폭풍우와 함께 본격적인 영하권 추위가 찾아온다.기상청에 따르면 금요일 밤부터

이민자들이 마스터하기 가장 어려운 영어 문법 규칙들
이민자들이 마스터하기 가장 어려운 영어 문법 규칙들

이민자들의 미국 사회 정착에 필수적인 영어 학습 과정에서 관사, 불규칙 동사, 전치사가 3대 난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챔블리 소재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 대학(ICT)은 이러한 문법적 예외와 맥락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이민자들의 실전 소통 능력 향상을 돕고 있다.

노인회, ‘다올 평생 문화교육원’ 운영한다
노인회, ‘다올 평생 문화교육원’ 운영한다

시니어 삶의 질 향상 도모1월 14일(수) 첫 수업 시작 애틀랜타 한인노인회(회장 채경석)는 조지아 지역 한인 시니어들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지원을 위해 부속 프

‘개 버릇 남  못 준’ 성범죄 전과  마사지사
‘개 버릇 남 못 준’ 성범죄 전과 마사지사

출소 뒤 둘루스서 불법 영업 중 ‘덜미’ 마사지 고객들을 상대로한 성추행으로 복역한 남성이 출소 후 다시 둘루스에서 불법 마사지 영업을 하다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은 자신의 성범

쿠쿠, 새해맞이 무료 증정 파격 이벤트
쿠쿠, 새해맞이 무료 증정 파격 이벤트

쿠쿠 아메리카가 1월 9일부터 19일까지 ‘프레스티지 사일런스 프로’ 구매 고객에게 99.99달러 상당의 스테인리스 내솥을 증정한다. 해당 제품은 저소음 사일런트 압력 시스템과 트윈프레셔 기능을 갖춘 미국 전용 모델로, 논스틱 및 스테인리스 내솥이 모두 호환되어 편의성과 건강을 동시에 잡았다.

미주총연 "애틀랜타한인회는 박은석 회장 중심으로"
미주총연 "애틀랜타한인회는 박은석 회장 중심으로"

제31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서정일 총회장이 8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박은석 회장을 중심으로 한 애틀랜타 한인회 정상화 의지를 표명했다. 서 회장은 9일 취임식을 앞두고 박 회장의 정통성을 강조하며, 향후 미주총연의 재정 기금 조성 및 한미 교량 역할 강화 등 운영 계획을 밝혔다.

애틀랜타서도 ICE 여성 사살 항의 시위
애틀랜타서도 ICE 여성 사살 항의 시위

8일 주청사 앞서 수백명 참가시위 전국 확산…긴장 고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단속과정 중 시민권자 여성을 총격 사살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