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다른 영웅 이름 따 명명 꼼수
군 기지 이름 바꾸는 데 비용 많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3일 조지아주 신병훈련소이자 보병학교인 포트 무어를 포트 베닝(Fort Benning)으로 다시 명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9개의 육군 기지를 포함하여 남부연합 지도자들을 기리는 이름을 삭제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2023년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남부 연합은 1860~61년 사이에 미합중국을 탈퇴해서 미국 남북전쟁을 일으킨 미국 남부의 11개주를 말하며 수 많은 지명과 정부 시설의 이름이 당시 장군이나 지도자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군부대도 9 군데가 그런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포트 베닝은 미국 남북 전쟁 당시 노예제도 폐지에 강력히 반대했던 남부연합 장교인 헨리 L. 베닝 준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노예제를 찬성했던 인종차별주의자 베닝 대신 베트남전 라 드래곤 전투에서 세운 전공으로 1등무공훈장(Distinguished Service Cross)을 받은 존경받는 군 사령관인 해럴드 그레고리 무어 중장의 이름을 따 포트 무어(Fort Moore)로 부대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이제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이름 변경이 베닝 장군이 아닌 베닝 상병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에서 복무한 1등무공훈장 수상자 프레드 G. 베닝 상병을 기리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베닝은 1918년 10월 소대장이 적에게 살해된 후 집중포화 속에서 군대를 이끌고 나간 영웅적인 행동으로 영예를 얻었다.
헤그세스는 지난달 2023년에 변경됐던 포트 리버티 노스캐롤라이나 기지의 이름을 포트 브래그로 복원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원래 이름을 딴 브랙스턴 브래그 장군은 노스캐롤라이나 워렌튼 출신의 남부연합 장군으로, 노예를 소유하고 남북 전쟁에서 주요 전투에서 패배하여 남부연합의 몰락에 기여한 인물이다. 이번 이름 변경도 제2차 세계대전 영웅 롤랜드 L. 브래그 일병을 기리기 위해 명명됐다.
이름 변경 비용이 얼마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일론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장관에 임명할 정도로 비용 절감을 모색하던 중에 이런 일을 진행했다.
명명 위원회는 2022년 8월 보고서에서 포트 베닝의 이름을 포트 무어로 변경하는 데 49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지만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래그의 이름을 변경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800만 달러라고 밝혔다. 포트 베닝으로 변경하는 비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박요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