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0 시대 출범 D-7
취임 100일내 핵심공약 패키지법 강행할 듯
밀입국자 즉각 추방‘타이틀 42’규정 등
취임 첫날 즉시 100개 행정명령 서명 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취임과 함께 보편관세 부과, 대대적 이민자 추방 등 집권 1기를 뛰어넘는 ‘100일 작전’에 돌입한다. 1933년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미 대통령 임기의 첫 100일은 대통령 재임 기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척도로 여겨진다. 집권 1기 때보다 더욱 세진 ‘수퍼 트럼피즘’으로 단단히 무장한 트럼프는 100일간 국제사회의 ‘게임의 룰’을 뒤흔들면서 전 세계 경제·안보에도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의 싱크탱크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에 따르면 트럼프 측이 준비 중인 행정명령은 300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이민·에너지·관세 등 각 분야에서 파괴적인 100개 행정명령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 권력과 사법부까지 장악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총망라한 ‘메가 법안’을 취임 100일 안에 통과시키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악시오스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전날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취임 첫날 100건의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우선 의제는 이민과 국경 문제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1기 행정부 때 실행했던 ‘타이틀 42’를 다시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틀 42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당시 제정된 보건법으로, 국경을 무단으로 넘은 입국자를 별도의 심사 없이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 국경 장벽 건설을 완료하고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지원을 강화하는 등 이민자를 대규모로 추방하기 위한 방안들이 행정명령에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국제 정치 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0 시대’가 전 세계 경제·안보 지형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자국 우선주의와 무역 전쟁, 나아가 영토 분쟁이 국제 질서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JP모건의 글로벌 거시경제 책임자 루이스 오가네스는 “트럼프의 모든 행동은 미국만이 예외가 되고 나머지 세계가 희생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고 봤다. 가디언은 “(그린란드 편입 야욕 등) 트럼프의 동맹에 대한 반복적인 위협은 그가 첫 임기를 넘어서는, 훨씬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고한다”고 짚었다.
특히 1977년 제정된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해 전 국가를 상대로 보편관세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보편·상호관세를 도입하고 중국과는 무역 전쟁을 벌이는 동시에 해외 첨단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설립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는 트럼프 취임식 이후 100일의 시간에 주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모두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AP통신은 “트럼프가 국경 안보,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취임 첫날부터 100개가 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충격과 공포(shock & awe)’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시작은 미국의 역대 어느 정부 교체와도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