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출신 원정절도단
캘리포니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은행만을 골라 터는 수법으로 250만 달러 이상을 훔친 중남미 출신 원정 절도단 10여 명이 대거 체포됐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르기 전 마치 공사 인부로 위장해 작업복을 맞춰 입고 무리지어 다니며 은행과 주변 사업장들을 정찰해 건물의 평면도를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대부분 칠레 국적자로 구성된 원정 절도단이 캘리포니아 전역의 여러 은행을 털어 총 250만 달러를 훔쳤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지난 5월 이 절도단은 프레즈노에 있는 웰스파고 은행 인근 상점에 침입해 ATM 금고로 접근한 뒤, 금고를 부수고 현금 8만 달러 이상을 탈취했다. 6월에는 오번에서 같은 방식으로 골든 1 크레딧 유니언 지점에서 22만 6,000달러를 훔쳤으며, 며칠 뒤 클로비스에서는 각각 15만~20만 달러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ATM 2대에서 현금을 탈취했다.
9월18일 절도단은 프레즈노의 한 웰스파고 은행에 침입해 24만 7,000달러를 훔쳤다. 이들은 은행 옆에 위치한 애완동물 스파 벽을 뚫고 ATM 금고로 접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범행 전 애완동물 스파 내부에서 촬영된 CCTV에는 한 용의자가 직원의 주의를 돌리는 동안 다른 용의자가 벽면의 견고함을 테스트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용의자 중 1명은 모자와 검정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검은색 페인트로 가게 밖의 CCTV 카메라를 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연방수사국(FBI)은 5월부터 원정 은행 절도단에 대한 수사를 시작해, 이들의 독특한 수법이 캘리포니아 전역의 여러 강도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절도단은 범행 전 헬맷과 마스크, 건설용 조끼를 맞춰 입고 범행 장소를 정찰했으며, 은행과 붙어있는 상점에 침입한 뒤 무선 보안 장치를 무력화하기 위해 와이파이 재밍이라는 무선 네트워크 무력화 수법을 사용했다. 또한 금고에 접근하기 위해 망치와 절단 토치를 사용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