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입국 비자 내년 확대
국무·상무장관 공식 발표
“발급 100만건 늘릴 것”
미국 비자 발급이 더 쉽고 빠르고 간소화될 전망이다. 국무부와 상무부는 앞으로 입국 비자 발급을 대폭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방침을 29일 공식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인들의 미국 방문 과정이 더욱 쉬워지고 방문객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날 지 주목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올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에 미국 입국 비자 인터뷰를 전년 회계연도 대비 100만 건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2024 회계연도의 비자 인터뷰 건수는 공개하지 않은 채, 외국인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 건수가 역대 가장 많은 1,150만 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방문비자는 직전 회계연도 대비 10% 늘어난 850만 건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입국 비자 인터뷰를 늘리는 결정은 2026 북중미 월드컵, 2028년 LA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등 향후 미국에서 열릴 대형 스포츠 이벤트 등을 이유로 미국 방문을 원하는 사람들이 제때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60일 미만으로 이는 팬데믹 시기에 비해 60% 감소한 수치다.
이와 더불어 블링컨 장관은 2024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50만개 늘어난 2,450만개의 여권이 발급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기록적인 발급 건수에도 대기시간이 줄고 있는 것은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온라인 여권 갱신 프로그램과 같은 시스템의 현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상무장관은 “여행·관광 산업은 약 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조3,000달러 규모의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며 “비자발급 확대로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재작년 미국 방문자 수가 약 5,000만 명에서 지난해 6,6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비자 발급 확대를 통해 2026년 방문자 수가 9,000만 명에 달해, 여행·관광 산업이 코로나19 여파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민법 전문 이경희 변호사는 “한국은 무비자 입국이 시행 중이라 여행객들에게 큰 변화는 없겠지만 무비자 입국이 제한되거나 장기 체류를 위해 관광 비자를 필요로 했던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비자가 거절됐거나, 테러 지원국으로 출장을 다녀온 경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무비자 입국이 제한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관광 비자를 받아 입국해야 하는데, 이번 발표로 비자 발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주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어 3개월 이상 장기 체류를 원하는 경우, 관광 비자를 미리 발급받아 두면 최대 6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어 유리하다”며 “이번 시기를 활용해 관광 비자를 신청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