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시론] 당파라는 사심

지역뉴스 | | 2024-10-04 15:19:21

시론, 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당파라는 사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가니 국회대로 사거리 여기저기에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국민은 옳았고 정치가 틀렸다!”, “윤석열 정권의 신친일 행각, 서민경제 폭망, 의료대란! 이게 나라냐!!”, “범죄자 이재명 문재인 방탄 더불어민주당 해산”$ 다들 자기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8월15일에는 뉴욕에서 온 부부의 경복궁 가이드를 하고 있는데 광화문너머 대로에서 들리는 확성기 고함소리가 경복궁 내를 쩌렁쩌렁 울렸다. 한인여성의 유대인 남편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광화문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가 정체되면서 열린 8.15집회에 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살아있는 증거”라고 답했다.

얼마 전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다산(茶山) 정약용 생가와 묘소를 가게 되었다. 마침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창작과 비평사 출간)를 읽고 있던 중이라 그곳에 가게되어 참 좋았다.

정약용(1762~1836)은 의학 철학 천문 지리 역사 종교 윤리 음악 서화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탁월한 인재로 조선을 대표하는 실학자이다.

생가 여유당(餘裕堂)은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유실되어 1986년 복원한 것이지만 조선의 인재 정약현,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4형제의 생가로 당시 사대부 집안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 생가 뒤 뒷동산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면 부부 합장묘 하나가 아늑하고 검소하면서도 정갈하게 모셔져 있다. 바로 정약용과 아내 풍산(山) 홍씨다. 아내는 정약용이 49세인 1810년에 만든 ‘하피첩’의 주인공이다.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어루만졌던 부인의 여섯 폭 치마가 색이 바래자 가위로 잘라서 4첩을 만들었다. 두아들에게는 가족간 유대와 선비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을, 귀양갈 때 어린이였으나 십수 년 못본 사이 시집간 딸에게는 그림(매화가지에 앉은 한쌍의 새, 매조도) 과 글을 써주었다. 그런데 하늘이 낸 인재 정약용은 왜 18년이나 전남 강진에 유배되었을까? 그 긴 세월동안 귀양살이가 풀린 기회는 없었을까?

정약용이 성군 정조의 총애와 무한한 신뢰를 받을 때부터 시기 질투한 노론벽파는 그를 여러 번 조정에서 물러나게 만들었고 1800년 정조가 갑자기 승하하자 바로 그다음해 순조 원년 김대비의 섭정하에 신유박해를 일으켰다. 사학엄금교서가 선포되고 정약용은 사학장이로 체포되어 멀리 강진으로 귀양을 갔다. 18년 유배후 고향에 돌아와서 등용 의견이 나왔으나 못난 자들의 상소와 극렬한 저지는 여전했다.

정약용은 그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18년 동안 복숭아뼈가 세 번이나 뚫릴 정도로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여 책 500권을 후세에 남겼다. 목민관이 지녀야 할 정신자세와 실무 지침서인 ‘목민심서’, 국가재정 낭비를 줄이는 제도의 개혁, 관제의 축소를 역설한 ‘경세유표’, 백성들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도록, 지방정치 개선의 지침서인 ‘흠흠신서’ 등이다.

“조정은 백성의 심장이며 백성은 나라의 팔다리와 같은 것이어서 한결같이 맥박이 뛰고 피가 돌아 한순간일망정 쉬는 틈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수많은 백성들이 굶주림과 공포에 떨고 있고 많은 지역이 소동에 뒤흔들리고 있어도 조정에서 아무런 구호대책도 세우지 않고 자기들의 권력다툼과 이익 다툼에만 정신을 팔고 있으니 이러다간 백성들이 난을 일으키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가까이 지내던 김이재의 편지가 강진으로 오자 정약용이 보낸 답장이다. 당시 조정에서는 당파싸움이 여전했고 벼슬아치들의 횡포는 시들 줄 몰랐다.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구하려면 무엇보다도 나라의 정치가 바로잡혀야 한다.’ 정약용의 수많은 책의 가장 큰 주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당파라는 사심(私心)을 버리고 새로운 나라, 올바른 세상을 만들자 ’는 정약용의 사상은, 모든 벼슬아치, 오늘날 선출직 공무원들은 마음에 새겨야 한다. 여야가 서로 비방하고 헐뜯는 플래카드를 보면서 18년 세월을 독서와 저술로 승화시킨 정약용이 떠올랐다.

<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국 의사들도 편한 전공 선호… 피부과 지원 50%↑
미국 의사들도 편한 전공 선호… 피부과 지원 50%↑

평균 연봉은 54만불주 4일에 야근도 없어  미국에서도 의대 전공자들의 피부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응급 상황이 거의 없으니 야근이 없고,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귀넷 카운티 생명과학 산업단지 중심지로 도약
귀넷 카운티 생명과학 산업단지 중심지로 도약

342개의 중소 생명과학 기업 보유생명과학 산업 분야의 주축 역할 조지아가 생명과학 산업단지로 지속성장하며 경제 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조지아내 생명과학 산업에

크리스 카, 2026 조지아 주지사 출마 선언
크리스 카, 2026 조지아 주지사 출마 선언

52세 법무장관, 공화당 후보로 출마 선언  크리스 카(사진) 조지아주 법무장관은 21일 2026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52세인 카는 공화와

조지아 결핵감염 절반 귀넷∙풀턴 등서
조지아 결핵감염 절반 귀넷∙풀턴 등서

작년 246건∙∙∙1년전 대비 5.4%↓ 결핵 감염 환자수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에서는 되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1일 조지아 보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말 가볼 만한 곳] 로렌스빌, '겨울 랜턴 축제' 등 5가지 이벤트
[주말 가볼 만한 곳] 로렌스빌, '겨울 랜턴 축제' 등 5가지 이벤트

이번 주말 어디갈까? 로렌스빌을 포함한 던우디, 벅헤드 등에서 볼거리 가득한 이벤트 5가지를 소개한다.  △ 던우디, '사운드 테라피'숲속에서 사운드 힐러가 진행하는 사운드 테라피

귀넷 14개 고교, AP 프로그램 명예의 전당에
귀넷 14개 고교, AP 프로그램 명예의 전당에

귀넷과기고 최고 등급 플래티넘맥클루어보건, 노스귀넷고 골드 14개의 귀넷카운티 공립학교(GCPS)가 칼리지보드에서 선정한 2024년 AP 프로그램 학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드 인 조지아’ 아이오닉9 모습 드러냈다
‘메이드 인 조지아’ 아이오닉9 모습 드러냈다

20일 LA서 첫 일반 공개 조지아 메타플랜트 생산  현대차가 대형 전기차 아이오닉9을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했다. 아이오닉9은 조지아 현대 메타플랜트에서 생산된다.현대차는 20일

이병헌 50억 협박녀, 24억 벌고 은퇴..유튜버로 활동재개
이병헌 50억 협박녀, 24억 벌고 은퇴..유튜버로 활동재개

이병헌 협박녀 김시원/사진=유튜브 김시원배우 이병헌을 협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걸 그룹 글램 출신 김시원이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최근 김시원은 유튜브

세븐틴, 美 ABC TV 디즈니 연말 특집 무대 출연…K팝 가수 최초
세븐틴, 美 ABC TV 디즈니 연말 특집 무대 출연…K팝 가수 최초

그룹 세븐틴/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그룹 세븐틴이 K팝 가수 최초로 미국 디즈니 연말 특집 무대에 선다고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가 21일 밝혔다.세븐틴은 다음 달 1일  ABC

송중기, 두 아이 아빠 됐다…로마서 득녀
송중기, 두 아이 아빠 됐다…로마서 득녀

배우 송중기/연합배우 송중기(39)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송중기는 20일 자신의 팬카페에 글을 올려 "지금 로마에 있다. 이곳에서 제 첫 아가를 만난 게 겨우 1년 조금 지났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