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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랑의 맑은 화음이 살아나는 기쁨

미국뉴스 | | 2024-09-17 08:09:22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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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의 환희와 사랑의 맑은 화음이 살아나는 순간은 어떤 장애도 극복할 힘이 되며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열린 마음을 지니게 한다. 열린 마음은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지혜가 된다.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말이다. 삶의 문제점에 대한 깊은 통찰력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적용하게 한다. 

인간관계의 문제점은 자기중심적인 편협한 사고와 독선으로 타자 지향적인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있다. 어느 한순간 허물없던 사이가 이기적인 생각과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인간관계의 어긋남을 초래한다. 한번 어긋난 인간관계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정상적인 관계로 회복하기 쉽지 않다. 갈라놓음의 골이 깊어지는 분열의 상황으로 인간관계의 위기를 맞는다. 노여움을 드러내는 거친 숨결은 감정을 더 악화시킨다. 사랑의 능력이 무디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서 연약함을 드러내는 노여움을 풀며 관대함으로 품어야 한다. 완고한 마음에 어떻게 사랑이 들어설 자리가 있겠는가.

관계의 불협화음이 안정감을 헤치기도 하지만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사랑의 마음으로 이해하는 사람됨은 관용과 너그러움을 지녀야 하지 않을까? 삶의 다양성과 각자가 처한 현실의 고유한 상황을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건강한 삶에 이르고자 하는 순수한 의지력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며 다양한 시각을 새롭게 하니 말이다. 지혜의 올바른 적용과 신선한 자극은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을 사랑의 맑은 화음으로 조율하며 삶의 환희에 이르게 한다.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옛 쎄시봉 멤버인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의, 우정의 공연 무대를 시청했다. 그 시절의 낭만적인 사랑의 노래가 마음을 울린다. 트윈폴리오(송창식, 윤형주)가 나나 무스쿠리 원곡에 송창식이 가사를 붙인 <하얀 손수건>은 심금을 울렸던 히트곡이었다. 피지의 민요에 윤형주가 가사를 붙인 <우리들의 이야기>는 가사 내용처럼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영롱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마음의 순수를 새롭게 하는 감동의 물결이 밀려온다. 쎄시봉 멤버의 사랑의 맑은 화음이 살아나는 기쁨의 순간에 전율했다.

쎄시봉 시절 추억의 후일담을 들려주는 어느 프로에서 조영남이 악의가 아닌 가벼운 입방아를 찧었다. TV를 지켜보았던 윤형주는 몹시 화가 나서 우정의 무대 공연 불참을 선언했다. 조영남이 전화로 ‘형주 너는 장로이고 나는 평신도이잖아’라고 자신을 낮추며 진정성 있게 용서를 구했다. 윤형주는 조영남의 엉뚱한 기행과 인성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었다. 조영남은 가창력도 뛰어나고 화가로서 재능과 문학적 소양이 있는 종합 예술가인지라 그를 미워할 수 없음을 고백했다. 윤형주는 이내 노여움을 풀고 ‘영남이 형을 좋아하지만, 도저히 존경은 할 수 없다’라는 말로서 화해했다. 새로운 관계의 정립을 위한 생명력 있는 사랑의 감정이 승화된 용서의 모습이다. 그의 인간에 대한 참다운 이해는 상대의 허물을 사랑의 마음으로 덮어주는 너그러움이었다.

2015년 9월 20일 오후 6시에 새한 장로교에서 윤형주 장로 초청 간증 찬양 콘서트가 있었다. 그는 신앙 간증과 함께 구수한 입담으로 쎄시봉 시절의 뒷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낭만적인 자작곡의 히트곡을 감미롭게 노래하자 장내는 열띤 분위기로 출렁거렸다. 팍팍한 이민자 삶의 정서가 순화되고 활력소가 됨을 감사한다. 아름다운 미성의 찬양으로 마무리할 때 교회 본당을 꽉 채운 청중의 열렬한 갈채가 이어졌다.

사인회 마지막 차례에 그를 만나 “하나의 결이 되어”라는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트리오의 기념 앨범(CD)을 구매해 사인을 받고 사진 촬영 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참으로 맑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의 음악프로를 청취했었고 번안곡 <하얀 손수건>을 하모니카로 즐겨 연주한다고 하자 매우 흥미로워했다. 이곳에서 몇 년간 라디오 방송 클래식 음악 프로의 삼류 진행자이었다고 소개를 하자 진지하게 경청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헤어지면서 “비틀스”의 라이브 콘서트 기념 앤틱 Plate(접시)를 선물했더니 탄성을 터트리며 희귀한 물품을 잘 간직하겠다고 했다.

몇 년 후 연합 장로교회에서 윤형주 장로 초청 찬양 콘서트에 참석했었다. 그와 재회했을 때 지난날 앤틱 선물의 기억력을 되살려 비틀스를 외치며 무척 반가워했다. 팬들의 사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잠시 그와 쾌활하게 안부의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나의 고전음악 칼럼 <마음의 풍경> 책을 사인해 선물했다. 그는 고마움을 표하며 답례로 사인한 CD 앨범을 주면서 한국 방문 때는 꼭 연락하라고 명함을 건넸다. 그의 소탈한 성격에 매료되어 훈훈한 마음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고 돌아섰다.

달리는 차 속에는 그의 해맑은 음성의 노래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랑의 맑은 화음이 살아나는 기쁨에 마냥 가슴 벅찼던 추억의 한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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