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제도적 해결 강조
시민단체인 입양인정의연맹과 입양인시민권연맹은 10일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양됐으나 시민권이 없는 입양인들이 정당하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시민권이 없는 미국 입양인 중 절반가량은 한국 출신으로 추산된다.
이들 단체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민주·뉴저지)과 함께 이날 온라인 회견을 열고 미 연방 의회의 관련 입법 현황을 공유하고 제도적 허점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회견에서 “입양인 시민권 법안은 이민 문제가 아니라 미국 시민의 권리 회복 문제”라며 “이 사안이 이민 문제와 얽혀 여러 논쟁 속에 묻히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 통과를 하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가능한 한 빨리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제가 만약 상원 의원이 된다면 그때도 역시 문제 해결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출신 입양인인 에밀리 워니키는 회견에서 “생후 3개월 때 미군 가족에 입양돼 미국에 왔고, 부모님은 내가 미국 시민권을 받았다고 말해 그렇게 믿고 있었다”며 “군에 복무한 미국 시민과 결혼했고 43세 아들도 있지만 내가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60년간 미국에 살며 항공우주 분야에서 일했는데 현재 무국적 상태로 추방 위기에 있다”며 “시민권이 없다 보니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없어 힘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마지 히로노(민주·하와이)·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연방 상원의원과 아담 스미스(민주·워싱턴)·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6월 연방 상·하원에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시민권이 없는 입양인들이 추방 위협에서 벗어나고, 복지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시민권 취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1945년에서 1998년 사이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 가운데 현재 4만9천명가량이 입양 당시의 상황으로 시민권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의회는 이를 구제하기 위해 2000년 만 18세 미만 입양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아동 시민권법을 처리했으나, 당시 18세 이상인 입양아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방 의회는 이후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회기마다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발의했지만 최종 처리까지는 이르지 못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