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블랙 목요일’ 분석·배경
AI 투자 과열 논란 점화
나스닥 고점대비 10%+↓
지출 대비 수익성 의구심
당분간 조정장 진입 분석
뉴욕 증시가 5일 하루 만에 급반전하며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부진, 중간선거 이후 정치·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AI 관련 기업과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조정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중간선거 결과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다. 전날의 낙관론이 사라지고 AI 산업의 성장 전망과 막대한 투자 규모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다 팔았다.
특히 나스닥은 지난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와 비교해 10% 이상 떨어지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다. 통상 주가지수가 최근 고점에서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장(Correction),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Bear Market)으로 분류한다.
AP 통신은 이번 하락이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주요 기술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수조 달러 감소하는 등 최근 수년간 보기 드문 대규모 매도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시장 선점을 위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서버 및 관련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투자 규모에 비해 실제 수익이 얼마나 발생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전력 공급과 냉각시설, 고성능 반도체 확보에도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문제는 기업들이 현재처럼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빨리 창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기술기업들이 미래 수요를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데이터센터를 과도하게 건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면 막대한 시설 투자와 운영비가 기업들의 수익성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투자자들이 AI 관련 기업들의 투자 규모와 수익 창출 능력을 재평가하고 있으며,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이 부채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폭락은 AI 산업 자체의 성장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라기보다 AI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대 사이에 간극이 있는지를 시장이 본격적으로 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정치적 환경 변화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이다.
11월 3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모두에서 승리하면서 의회 권력 구도가 바뀌게 됐다. 민주당 정치인과 당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데이터센터 규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이 현실화하면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이 늦어지거나 기업들의 투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서버, 전력설비를 공급하는 기업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AI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전망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AMD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약 10% 급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AI 관련 기업이라면 무조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벗어나 개별 기업의 실적과 수익성을 보다 엄격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한편 전날의 급등세가 오히려 이날 폭락을 키운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