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의사 등 15명 기소
가짜 중독 치료·수술 남발
건강한 노인 말기환자 둔갑
허위 호스피스 등록 사기도
LA를 중심으로 벌어진 18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의료보험 사기 사건에서 환자들이 단순히 보험금 부정 청구에 이용된 것을 넘어 강제적인 약물 투여와 불필요한 수술, 허위 진료기록 작성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마약·알코올 중독 치료가 필요한 취약계층을 유인해 열악한 시설에 수용하고,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건강한 노인들을 본인도 모르게 말기환자로 등록하는 등 의료보험 사기가 환자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검찰이 최근 발표한 LA 지역 대규모 의료보험 사기 단속 결과에 따르면 의사 등 의료 전문인력 6명을 포함한 피고인 15명이 기소됐다. 당국은 중독치료시설, 혈관질환 클리닉, 호스피스 시설 등을 이용한 사기성 보험금 청구 규모가 총 18억 달러를 넘는다고 밝혔다.
가장 큰 규모의 사건은 LA 지역의 중독치료시설을 중심으로 벌어진 16억 달러 이상의 보험금 부정 청구 혐의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데이빗 영과 네이선 영 부자는 LA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수십 개의 중독치료 관련 업체를 운영하면서 노숙인과 저소득층, 중독 회복 모임 참석자 등을 주요 모집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환자 모집책을 통해 무료 항공권과 현금, 아파트, 호텔 숙박, 자동차, 기프트카드 등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며 전국 각지의 환자들을 남가주로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에게는 마리화나와 담배, 처방약 등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시설에 도착한 환자들의 처우는 가입한 보험의 보상 수준에 따라 크게 달랐다. 보험금 지급액이 높은 이른바 ‘프리미엄 환자’들은 호텔이나 개인 아파트 등에 머물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비위생적이고 과밀한 낡은 주거시설에 수용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시설 운영자들이 보험금 청구를 계속하기 위해 환자들을 여러 시설로 반복 이동시켰으며, 떠나려는 환자들에게 진정 효과가 있는 약물을 투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제기했다.
일부 환자들은 가족과 연락하지 못하도록 차단당하거나 개인 소지품에 접근하지 못했고, 시설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물리적으로 제지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중독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는커녕 보험금 청구를 위한 시설 간 이동과 통제의 대상이 된 셈이다.
다른 사건에서는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혈관 시술이 환자들에게 시행된 혐의가 드러났다. 연방 검찰은 애나하임 거주 흉부외과 의사 해럴드 타바이(78)와 타자나 거주 카이로프랙터 해니 말렉(61)이 LA 지역 클리닉 두 곳을 통해 약 1억3,500만 달러 규모의 메디케어 부정 청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말렉은 의사인 것처럼 행세하며 환자들에게 혈관질환이 있다고 진단하고 수술을 권유했다. 이후 타바이는 실제 혈관질환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시술을 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해당 사건에서 환자들에게 실제 부상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앞서 시술 효과를 얻지 못한 환자들에게 동일한 시술을 반복 시행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호스피스 사기 사건에서는 환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말기환자로 분류돼 정상적인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LA 거주 제프리 히메네스(60)는 트랜지션스 호스피스를 운영하면서 말기질환이 없는 메디케어 가입자들을 호스피스 환자로 등록하고 약 980만달러의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지급된 금액은 830만 달러를 넘었다.
검찰에 따르면 환자 모집책들은 시니어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호스피스’라는 표현을 피하고 ‘완화의료 서비스’라고 설명했으며, 노인들의 신분증을 촬영한 뒤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등록 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보험금 청구서에 기재된 말기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으며, 수십 차례의 의료서비스가 청구됐지만 실제로는 거의 또는 전혀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