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재입국 규정 변경
여행허가 받아도 입국 제한
신분조정 관행 차질 우려
한인 등 45만5천명 영향
미국에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입국한 서류미비 청년들에게 일정 기간 추방을 유예하고 취업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 프로그램인 DACA 수혜자들의 영주권·시민권 취득 경로가 한층 좁아졌다. 최근 이민항소위원회(BIA)가 DACA 수혜자의 해외여행과 재입국을 둘러싼 기존 해석을 변경하면서,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DACA 수혜자들이 영주권을 신청할 때 활용해 온 경로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DACA 수혜자에게 허용돼 온 ‘사전 여행허가’다. DACA 자체는 합법적인 이민 신분을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지만, 추방 유예와 취업허가를 제공한다. 그동안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DACA 수혜자는 학업·취업·인도적 사유 등으로 사전 여행허가를 받아 해외에 다녀올 수 있었다.
특히 불법 입국 기록이 있는 DACA 수혜자가 여행허가를 통해 출국한 뒤 미국에 재입국하면, 과거의 불법 입국에 따른 이민법상 문제가 해소돼 미국 내에서 신분조정, 즉 영주권 신청을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민권자와 결혼한 DACA 수혜자들이다. 시민권자 배우자를 통한 영주권 신청 자격이 있더라도 불법 입국 기록 때문에 해외에서 영사절차를 밟아야 했던 이들이 사전 여행허가를 활용해 미국 내에서 신분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BIA 결정은 여행허가를 받고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경우에도 불법체류에 따른 재입국 제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여행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불법체류에 따른 법적 불이익이 사라진다고 보기 어렵게 됐다.
특히 미국 내에서 180일 이상 불법체류한 뒤 출국하면 3년, 1년 이상 불법체류한 뒤 출국하면 10년 동안 재입국이 제한되는 이민법 조항이 문제가 된다. 일부 DACA 수혜자는 면제를 신청할 수 있지만, 면제 요건이 제한적이어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이민법 변호사들은 DACA 수혜자들에게 사전 여행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해외여행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추방명령을 받은 기록이 있는 사람은 출국 자체가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개별적인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은 앞으로의 여행에 적용된다. 과거 사전 여행허가를 이용해 해외에 다녀온 뒤 이미 미국에 재입국한 DACA 수혜자들에게 소급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이들은 기존 절차에 따라 신분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내 DACA 수혜자는 한인들을 포함해 약 45만5,000명이며, 이 가운데 12만6,000여명이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