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한때 1,442원까지
원화가치 급락·주가 악영향
뉴욕증시, 한국기업 폭락
MSCI코리아 ETF지수 영향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3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는 폭락세를 보였다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및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이후 낙폭을 줄이는 등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쿠팡은 전장보다 3.74% 하락한 23.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이날 계엄 선포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장중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처리한 이후 낙폭을 줄였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도 거래되고 있는 다른 한국 주요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포스코홀딩스(-4.36%)가 4%대 하락했고, KB금융(-1.60%), SK텔레콤(-1.63%), KT(-0.44%), 한국전력(-2.10%), 우리금융지주(-1.51%), LG디스플레이(-1.76%) 등도 1∼2% 안팎으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기업 투자 상품도 장중 한때 7%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 기업들 위주로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인 ‘아이셰어즈(iShares)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1.59% 하락 마감했다. 한국 시장대표지수인 코스피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이 펀드는 계엄 선포 소식에 장중 7.1%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기업 주식이나 투자상품은 한국증시 종료 이후에 거래돼 다음 날 한국증시의 개장 초 방향성을 탐색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 주식이나 상품 주가는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원화 가치 변동이 가격에 함께 반영된다.
달러-원 환율이 뉴욕장에서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1,440원대까지 오른 후 상승폭을 줄였다.
4일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3시30분) 종가 대비 23.70원 오른 1,4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오후 3시 30분 1,402.90원에 주간 거래 종가를 기록한 후 야간 거래에서 22.10원 올랐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뉴욕장 시간대인 오후 10시 28분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격히 올랐다.
비상계엄 선포 전에 1,402원이던 달러-원 환율은 선호 직후 1,410원대로 튀어오른 후 1,420원선, 1,430원선, 1,440원선을 차례로 뚫었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1,442.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25일 장중 고점인 1,444.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 하루 저점, 고점 변동폭은 41.50원에 달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오후 11시 40분에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다.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