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행복한 아침] 당연한 것에 대하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7-30 10:10:49

칼럼,수필,김정자,행복한아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애틀랜타 여름은 지루한 편이다, 여름이 떠나려면 아직인데 한증막 같은 습한 더위가 연일 감겨든다. 무더위 기승에 시달리지 않으려 그나마 이른 아침에 산책길을 나서곤 한다.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최상의 피서가 되는 이즈음이지만 외출시엔 마스크를 잊지 않는다. 

 

마스크를 의무화했던 방역지침이 느슨해진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은 당연한 것 처럼 줄곧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델타 변이로 감염률이 급등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구역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할 실정이다. 델타 변이 기습으로 팬데믹이 지속될 것 같은 예측만으로 혹독한 집요를 불러들이고 지루하고 압담한 처절과 마주하는 것보다 난국을 이겨낼 생의 면역력을 키워내는 당연함을 택히기로 했다.

살아오면서 마땅히 당연한 것으로 지나쳐버린 일들이며 당연함을 무심결에나 굳이 지칭하지 않더라도 모름지기 당연한 것처럼 삶 속에 깊숙히 자리잡아버린 일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부지기수다. 매일의 아침이 열리는 것도, 한 가족이 건강하고 오손도손 행복을 누리는 것도, 부모는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며 자식을 양육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순종하며 자신의 할바를 묵묵히 이행하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부모의 노고와 한없는 희생까지 당연한 의무처럼 여겨오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삶 속에 당연한 것이 안착하게 되고 그 부피가 늘어갈수록 인생은 피폐해지고 감사도 감격도 무디어진다는 것을 엿보게 되었다. 신실한 감사에 무덤덤해지고 둔감해지면 불평 불만이 싹트게 되고 감사를 잃어버린, 당연함에 매도된 삶은 감동도 줄어들고 인성은 매말라 가고 지쳐버리기 십상이다. 기진한 삶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다. 

내 곁에 있는 것, 내가 소유한 것들이 마치 영원할 것 처럼 당연한듯 누리며 살아오는 동안 당연함은 예기치 않은 한 순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소실되거나 흘러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으로 불변할 것 같은 상황 또한 찰나에 잃어버릴 수도 있거니와 당연할 것으로 여겨왔던 일들이 서서히 사라지기도 한다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팬데믹이 찾아든 것은 아니었을까.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필히 감사를 잊지 않아야 할 일이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 존재하는 당연한 것은 영원하지 않다는 결국으로 귀착된다.

일상에서 아침에 기상하는 순간 부터 숨쉬고 움직이고 걷고 식사를 하는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은 없음인데 습관적인 답습으로 인해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함의 배경에는 본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가족과 주변의 보살핌과 사랑과 관심이 있으매 가능하게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리 오래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당연하다는 듯 맑게 개이곤 했었으니까. 

팬데믹이 일상을 와해하기 전만했어도 주변엔 당연했던 일이 얼마나 즐비했는지 모른다. 거추장스러운 마스크도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되었었고. 언제고 반가우면 포옹을 하고 악수를 나누었고 여행길도 자유로웠다. 만나고 싶은 지인들을 마음껏 제한없이 만나고, 각종 공연도 행사도 자유롭게 오가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었다. 팬데믹 이전 당연한 것 처럼 누렸던 평범한 나날들에 회오리가 휩쓸고간 폐허를 보는 것 같다.

계절이 바뀌 듯 시간 여백을 조급증 없이 누려왔듯 느리게 사는 법을 터득하려 했었던 시간들이 안개 처럼 피어오른다. 평범한 일상의 누림이 그렇게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우쳐준  팬데믹 사태가 자신을 온몸으로 녹여내며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 불꽃처럼 울컥하니 가슴 아린 온기로 전해진다. 일상 깊숙히 코로나 블루가 밀려들고 외로움과 스트레스가 쌓이고 당연한 사랑과 호의까지 불편해지는 제약과 한계에 직면하면서 좌절을 맛보게 해 주었다. 

그 동안 잘 못 생각하고 당연시 해왔던 일들에 대해 새로운 마음 새김을 하게 된다. 간결하지만 강열한 메시지로 가슴을 밀고 들어선다. 세상엔 당연한 것이란 아예 없었던 것이다. 숨을 쉬고, 먹고 마시고, 보고 듣고, 보행 하는 것도  우리가 누려왔던 그 어느 것도 당연하게 보였을 뿐이었다. 당연했던 것들을 향한 감사가 축복의 지름길임을 뜻밖으로 의외의 회심으로 행운으로 만나게 된 셈이다. 

델타 변이로 세상이 어지럽더라도 당연한 것에 감사하는 심령만 지닌다면 격 다른 평화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것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발견해가며 팬데믹 종착역에 비쳐질 소망의 서광을 기대해 본다. 

‘당연하지’를 힘주어 외치며.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인 남매 '17세에 변호사시험 최연소 합격' 기록 잇달아 경신
한인 남매 '17세에 변호사시험 최연소 합격' 기록 잇달아 경신

작년에 최연소 합격 오빠 이어 올해 동생이 3개월 일찍 캘리포니아주서 합격남매 근무 툴레어카운티 지방검찰청 "자랑스럽다"…NYT 등 소개해 화제 캘리포니아 툴레어 카운티의 피터 박

올해 조지아 추수감사절 여행객 사상 최다
올해 조지아 추수감사절 여행객 사상 최다

국내선 2시간 반, 국제선 3시간 전 도착50마일 이상 조지아 자량 여행객 230만 올해 추수감사절 휴일 기간 동안 조지아와 미국 전역에서 기록적인 수의 여행객이 예상돼 공항 터미

자녀 두명 오븐에 넣고 살해 여성에 종신형
자녀 두명 오븐에 넣고 살해 여성에 종신형

풀턴법원 범행 7년 만에 선고 자신의 1살과 2살 자녀를 오븐에 넣고 살해한 여성에게 범행 7년 만에 종신형이 선고됐다.풀턴 고등법원은  지난 15일 라모라 윌리암스에게 중범 살인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최선호 보험전문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배우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에 그를 미국 대통령으

쿠쿠 블랙프라이데이 최대 70% 세일
쿠쿠 블랙프라이데이 최대 70% 세일

11월15일-12월1일, 웹사이트 판매구매 금액 따라 무료 선물 다양해 혁신적인 주방 및 가전제품의 선두주자인 쿠쿠가 프리미엄 제품만을 모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을 제공한다. 이번

메트로 애틀랜타 주말 ‘깜짝 추위’
메트로 애틀랜타 주말 ‘깜짝 추위’

한랭전선 영향 21일부터 기온 ‘뚝’ 19일 메트로 애틀랜타 전역에 내린 비가 그치면서 주말 조지아 북부 지방에 깜짝 추위가 찾아 온다.19일 국립 기상청은 목요일(21일)부터 

귀넷서 화려한 ‘겨울 등불 축제’ 즐겨요
귀넷서 화려한 ‘겨울 등불 축제’ 즐겨요

페어그라운드 윈터 랜턴 축제1월 5일까지  매주 목-일 저녁 추수감사절이 다가 오면서 거리는 연말연 분위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특히 백화점이나 샤핑몰  그리고 개별 상점마다 설치

내년부터 귀넷 도로 '확' 바뀐다
내년부터 귀넷 도로 '확' 바뀐다

316도로 접근 제한 고속도로 전환애보츠 브릿지 로드 확장공사 착수 조지아 교통국(GDOT)이 귀넷카운티에서 진행하는 도로건설 프로젝트의 윤곽이 발표됐다.지난 13일 주교통국 커미

미래권력에 대한 조지아 사법부의 배려?
미래권력에 대한 조지아 사법부의 배려?

조지아 항소법원 합의재판부트럼프 재판 변론 돌연 취소  조지아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등에 대한 2020년 대선 개입 사건 관련 구두변론일정을 별다른 설명없이 취소

추수감사절 여행지로 애틀랜타 상위권 차지
추수감사절 여행지로 애틀랜타 상위권 차지

경제성·안전성·날씨 등 고려돼1위는 샌디에이고가 차지해 애틀랜타가 추수감사절을 보내기 좋은 곳 2위로 선정됐다. 미국 전역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랭킹을 보고하는 월렛허브가 추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