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보석줍기] 아버지와 딸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7-27 14:14:59

보석줍기,쥬위시타워,김성희,아버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13살 여름방학 때 일이다. 태양이 아침부터 열을 뿜어내는 무더운 날, 아버지와 나는 삼사십 리 되는 길을 걷고 또 걸어 여름을 밟으며 터벅터벅 볼 일을 마치고 집을 향하여 가는 길이다. 가만 있어도 땀이 도랑을 타고 흐르는 날, 우리는 먼지를 일으키는 길을 걷다가 좁다란 논둑 길을 따라 걷고, 자갈 길을 지나고 풀 속 길을 거쳐 먼 길을 걸었다. 마침 우거진 숲 속 길을 들어서니 풀벌레며 새들의 노래 소리가 어우러져 들려오고, 실바람은 꽃 향기, 풀 내음을 가득 안고 솔솔 불어와 우리를 맞아주어 나도 모르게 두 팔을 벌려 그 바람을 안아주었다. 

흠뻑 젖은 땀을 훔치면서 시냇물에 손 발을 담그니 노래가 절로 나온다. “초록빛 파란 물에 두 손을 담그면……”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 속에 고물 고물 다슬기가 모여 있다. 아버지는 얼른 런닝 셔츠를 벗어 자루를 만든다. 다슬기가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엄마에게 좋은 약이 될 거라며 아버지는 열심히 다슬기를 잡아 자루에 넣는다. 엄마한테 좋다는 말에 나도 신나게 노래하며 다슬기를 잡는다. 다슬기 한 자루를 채워 집을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엄마는 신경통으로 자주 아파한다. 이 약 저 약을 써보아도 효력이 없다. 이런 엄마를 걱정하면서도 내색은 하지 않던 아버지가 방울방울 물 떨어지는 다슬기 자루를 엄마에게 건네준다. 어서 끓여 마시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 아버지가 정말 멋져 보였다.

아버지를 따라 사업지를 돌다 보면, 가는 곳마다 아버지를 반가와하며 좋아한다. 그분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속마음 때문인가 보다.

함께 먼 길을 걷는 여행길에 아버지가 들려 주던 성경 이야기, 역사 이야기,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 이야기 그리고 항상 하나님께 지혜 구하기를 잊지 말라던 말씀들은 지금까지도 귓가에 생생하다. 여름이면 땀 흘리는 나에게 부채질로, 겨울이면 언 손 호호 불어 녹여주며 걸음을 재촉하던 아버지와 나눈 시간들은 내 가슴속에 고스란히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 세상 떠날 때도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 주셨던 아버지는 자랑스러운 나의 아버지이다. 그리운 아버지.

 

 

[보석줍기] 아버지와 딸
[보석줍기] 아버지와 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SNS, 뉴스 매체로도 인기 틱톡·유튜브·페이스북 등

20대가 주로 뉴스를 보는 창구는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8∼29세의 주요 뉴스 소비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 틱톡에서 정기적으로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식료품비 전국 6위, 2026년은 중고차의 해,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사회 동정까지!
[애틀랜타 뉴스] 조지아 식료품비 전국 6위, 2026년은 중고차의 해, 조지아의 다양한 뉴스부터 애틀랜타 한인사회 동정까지!

[12월 넷째 주 조지아 다양한 소식!]“조지아 성탄 연휴 교통사고 15명 사망·137명 부상”“도라빌 주택가에 경비행기 추락… 인명 피해는 없어”“조지아 독감 ‘심각’ 단계 진입

[수필] 멈추었던 크리스마스, 사랑으로 다시 흐르다

유사라 (사랑의 어머니회 수필교실) 어릴 적 크리스마스는 늘 설렘이 가득한 날이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대하며 친구와 만나기로 했던 날, 친구는 약속 장소에 뜻밖의 사람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자영업자도 메디케어에 가입해야 하나요?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자영업자도 메디케어에 가입해야 하나요?

최선호 보험전문인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은퇴와 건강보험은 늘 고민거리다. 고용주를 통해 직장 건강보험을 제공받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보험 선택부터 비용 부담까지

2026 월드컵 티켓 전쟁 '1억 5천만 건' 신청 접수
2026 월드컵 티켓 전쟁 '1억 5천만 건' 신청 접수

3차 티켓 예매 1월 13일 마감, 추첨 2026년 FIFA 월드컵을 향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열기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준결승전 개최지로 선정된 애틀랜타를 포함한 북미 전역의

주말 도심 청소년 집단난동...부모도 형사처벌
주말 도심 청소년 집단난동...부모도 형사처벌

애틀랜틱 스테이션서 400여명 난동 총기 발사도...경찰, 10대 5명 체포 지난주 토요일인 27일 저녁 애틀랜틱 스테이션에서 벌어진 400여명의 청소년 난동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한인타운 동정〉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
〈한인타운 동정〉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

다올 평생문화교육센터 회원모집한인노인회가 운영하는 센터는 55세 이상 등록할 수 있으며, 겨울학기는 1월 14일-2월 26일(접수마감은 1월 7일). 회원 가입비 1년 100달러이

[비즈니스 포커스] 스와니 ‘K-필라테스 스튜디오’ : “좋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비즈니스 포커스] 스와니 ‘K-필라테스 스튜디오’ : “좋은 움직임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체계적인 맞춤형 지도신체 균형과 재활 도와자이로토닉 및 댄스 결합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제공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 애틀랜타 스와니에 체계적이고 전문

스와니 월마트서 상습 '바바리맨' 검거
스와니 월마트서 상습 '바바리맨' 검거

노출 후 도망치다 검거돼상습 전과자, 출입금지돼 스와니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음란 행위를 저지른 남성이 보석으로 풀려난 가운데, 이 남성이 과거에도 수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인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2025년 을사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올 한 해도 애틀랜타 및 동남부 한인사회도 숨가쁘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대규모 이민단속으로 동포들의 마음은 타들어갔고, 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