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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격랑 속에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6-24 17:17:07

칼럼,모세최,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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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5시’는 루마니아에서 프랑스로 망명(1949년 33세)한 시인 ‘콘스탄틴 버질 게오르규’가 서구 문명의 시간을 예언자적인 통찰력으로 표현한 문학작품이다.

25시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광기에 찬 유럽의 역사적, 시대적 배경과 인간 상실의 상황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

인간 존중과 사랑이 사라진 서구 문명의 시간이 지금 25시라고 작품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세계대전 전후, 서구 문명이 기계 법칙에 억눌려 야만적인 규칙을 지키는 사회로 전락했다. 기계 수칙에 의해 다스려지는 사회, 인간 본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는 사회를 작가의 분신인 드라이얀 코루가는 탄식하며 지켜보고 있다. 

작가는 인간 삶의 24시가 지난 이미 한 시간이 늦은 부재의 시간, 인류의 구원이 멈추어 버린 ‘메시아가 와도 구원해 줄 수 없는’ 서구사회의 절망(종말)의 시간을 말하고 있다. 유럽의 정신이 처한 기계문명과 전쟁에 의한 인간 상실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작가의 처절하고 끈질긴 저항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권력이 인간 위에서 개인을 억압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 자유 정신을 말살하는 암울한 시대의 참상을 고발한 휴머니즘의 작품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39년 제2차 대전 전, 루마니아의 평화스러운 판타나 마을이다. 평범한 농부 요한 모리츠는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던 소박한 성품의 청년이었다. 미국행 꿈을 접고 연인 수잔나와 결혼해 두 명의 자식을 두고 행복한 삶을 누린다. 어느 한순간 요한 모리츠는 삶의 회오리바람에 휩쓸리면서 행복했던 가정이 파괴되고 만다. 수잔나의 미모에 반해 욕망의 포로가 된 마을 헌병대장의 악의에 찬 모함 때문이었다. 

루마니아를 침공한 독일의 유대인 징발령에 따라 모리츠를 부당하게 유대인으로 허위 기재 보고한다. 모리츠는 이유도 모르고 체포되어 루마니아 노동 수용소 운하 작업 공사에 강제 동원된다. 선량한 한 개인의 삶이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게 되는 수난의 비극을 맞고 있다.

모리츠에게 유아세례를 했던 정신적인 지주인 코루가 신부와 아들 드라이얀 코루가는 요한 모리츠의 석방에 앞장선다.

그러나 기계적인 사고방식에 충실하게 길들어진 관리들의 인간을 질식시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이웃의 사랑의 청원이 오히려 사태의 심각성과 문제의 인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나치즘의 광기와 만행, 소련(러시아)의 야만성, 서구 기계문명의 노예가 된 의식의 획일성은 인간 부재의 상황인 비정함의 한계를 넘어 해악을 끼치고 있다.

민족주의를 내세운 전쟁의 광기와 잔인함이 약소민족 국가와 개인의 자유와 숨통을 조이며 민족 고유의 순수성과 독립성을 짓밟고 있다. 인종적인 편견에 의한 유대인 말살 정책으로 ‘인간을 통제하는 관료적 기술을 터득한’ 독일의 나치 정권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점령국가인 헝가리, 루마니아의 노동력이 필요했다.

운하 작업을 하던 유대인과 함께 헝가리로 탈출한 요한 모리츠는 온갖 수난을 당하면서 헝가리 정부에 의해 독일의 전쟁 산업 시설의 노동자로 팔려가게 된다. 독일 군복 단추 공장에서 근무 중 발칸어 통역을 위해 공장 감독에 불려간다. 

모리츠는 한순간에 인종학 연구 학자인 뮬러 대령에 의해 두개골 모양, 이마, 코, 얼굴, 몸의 골격, 검사를 마친 후 게르만족의 대표적인 ‘영웅족’의 산 표본으로 국립 인종 문제 연구소의 병사로 배속된다. 

수용소 감시병으로 근무하던 요한 모리츠는 프랑스 포로의 탈출을 돕다가 타의에 의해 함께 탈출하지만, 이번에는 독일 병사로 분류되어 연합국 수용소에 수감 된다.

한편 드라이얀 코루가는 유대인 아내인 노라와 함께 체포되어 독일 수용소에 감금된다.

종전 후 드라이얀은 연합국 포로수용소에서 요한 모리츠를 만나 함께 고통을 겪는다. 청원서 진정서를 통해 석방을 호소하지만, 선처의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시인 드라이얀은 유럽 어디에도 폐허뿐인 풍경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자신의 한계성에 탄식한다. 그는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스스로 금지 구역인 철조망을 향해 탈진한 채 걸어간다.

드라이얀은 첫 번째 경고 총성을 듣고 다시 총성이 울리는 순간 육신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는 방관자로서 증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삶이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서구 문명의 붕괴를 누구보다 가슴 아파했던 그의 마지막 희망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한 개인의 존엄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함께 무너져 내렸다.

선량한 요한 모리츠는 13년 긴 세월 동안 각국 수용소를 전전하다가 마침내 석방되었다.

아내 수잔나(베르나 리찌)와 성장한 아들과 상봉할 때 소련군에 강간당해 출생한 막내 어린아이를 보는 순간 가슴이 무너지며 그동안 겪은 온갖 고난이 되살아났다.

미국인 취재 기자의 요청에 의한 가족사진 촬영 때 웃으라는 주문에 모리츠는 그만 울상이 되고 만다. ‘웃어요!’ 웃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영상에 크게 클로즈업되는 앤서니 퀸(모리츠 분)의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진 표정의 뛰어난 연기력이 명장면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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