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복지수라는 낱말조차 생소했던 시절. 어린 딸들 손을 잡고 이 땅을 찾았었다. 70-80 년대 어려웠던 고국의 여러 정황들로 부터 좀더 나은 기회를 만나기 위해 큰 바다를 건너 왔었다. 척박한 이민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행복지수라는 단어조차도 먼 산봉우리 처럼 느껴지더니만 지금에사 행복지수 통계자료가 눈에 들어온다. 유엔은 2012 년6월 28일에 193개 회원국이 ‘국제 행복의 날’로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해마다 3월20일을 기해 기념을 하고있다. 행복을 ‘인간의 목적’으로 규정하면서 세계가 평등하고 균형적인 경제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 가난 구제등 복지 향상에 목적을 두고 국제 행복의 날이 제정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위기로 몰고가고 있는 와중이라서 행복지수를 논하기 보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더 집중해야할 긴박한 시점이다. 조용히 칩거하고 있는 와중이지만 행복의 날을 되새김질 하듯 비상 시국과 맞물린 행복지수를 어루만지듯 관조해보려 한다.
스 칸디나비아의 덴마크라는 나라를 언뜻 알기에는 국토의 면적도 인구도 작은 나라이며 유럽에선 강대국으로 인정받기 힘든나라인데 어떻게 행복 지수 1위를 여러차례 유지해온 것일까. 날씨도 쾌청한 날이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에 높은 물가로 외식도 쉽지 않으며 수입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나라이긴 하지만 사회복지 정책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등록금이 전무하며 또한 병원비가 무상이라 한다. 이러한 가시적인 이유보다 더 높이 평가된 것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라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면 어찌 행복지수가 높지 않으랴. 내 기억으론 6,25 전란 전후,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낼 즈음에도 행복이란 말이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되지 않았던 것 같다. 국민 GNP지표란 말이 와닿기 시작할 무렵까지는 행복 지수란 단어는 우리네 삶과는 연관이 없는 어리둥절한 말로 존재하고 있었다. 국제행복의 날을 맞아 소담하고 진솔된 행복을 가려보자는 발상이 꼬리를 문다.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는 자식을 두거나, 남보다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해서 행복이 그 부피를 더할 수 있었던가. 옆집 보다 연봉이 두 배나 높다해서 행복도 배로 증가할까. 권력을 잡는다해서 행복 또한 마음대로 잡을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지론을 따라 선과 지혜, 중용을 추구하는 삶을 살다보면 저절로 얻어지는 궁극의 가치가 행복이란 무형의 산물로 우리들에게 안겨지는 것이다.
음 식점 앞에 주차해놓은 차에 유리를 부수고 가방을 도난 당하신 분이 계신다. 복된 심령에서 우러나오신 이야기가 지금도 가슴을 울리고 있다. 돈을 훔쳐야 할만큼 절박하게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가져갈 수 있는 그 돈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 아니냐며 도리어 꼭 필요한데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던 표정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참되고 애틋한 행복을 지닌 평안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50년을 한결같이 구두를 닦아낸 수고로 매입한 땅을 기부한 김병록씨는 “코로나 같은 위기 때 쓰려고 돈 번거 아닌가요? 밤 잠을 설치기도하며 모은 재산이지만 착한 마음이 이겼다”며 웃으시는 모습에서 소박함과 담대한 용기로부터 얻어낸 아름다운 행복이 한 가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 기부액수 규모로 가장 많다고 한다. 딸내미가 보내준 카카오 톡 알림방에서 기사를 읽는 동안 자작하니 스며드는 따스함이 행복의 진수일 것이다.
돼 지 저금통을 들고 파출소를 찾은 어린남매를 비롯해 코로나19를 방역하느라 애쓰시는 분들을 위한 온정의 물결이 답지하고 있으매 삭막해진 마음들이 그래도 희망이란 아름다움으로 번져나고 있다. 행복은 나눔으로 인한 기쁨으로 행우와 휴복이 다복으로 이어지며 행복의 테두리로 들어서는 것이리라. 신기하게도 작은 것에서 부터 나눔을 실천하며 소소한 행복을 즐길줄 아는 사람들을 유심히 찬찬히 들여다 보게되면 그에 알맞은 인생 각본을 갖고 살아가고 있더라는 것이다. 행복을 판매하는 마트나 마켓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해두자. 전 세계가 전쟁터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 해내고 나면 세계 행복지수는 어느 때 보다 높은 수치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스토옙스키는 ‘아름다움이 결국 세상을 구원한다’했다. 못된 바이러스도 기필코 이겨내고야말 것이다. 가장 어둡고 깊은 밤은 해가 떠오르기 전 새벽으로 달마저 기울어버린 어둠이 절정일 때이다. 하지만 이 어두운 밤하늘도 푸른하늘이 아니었던가 . 푸르스럼한 여명이 잦아들면 고운 노을이 물들고 곧 해가 떠오를 것이다. 코로나를 굴복시켰다는 행복을 쟁취하기 위한 용기는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극복해내는 것이라고 우리 모두의 마음에 새겨두자.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나면 새 봄의 햇살이 다사롭게 찾아들듯 희망을 나누며 기다림하는 것도 행복을 길마중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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