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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황제의 재물도 가로챈 탐관 화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8-29 17:17:55

칼럼,김건흡,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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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제로부터 옹정제를 거쳐 건륭제에 이르는 1백 년 동안은 청의 전성기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 시대를 거치면서 창업 당시의 청신했던 기풍이 점점 사라지고 사치풍조에 젖어들면서 정치가 부패하고 사회적 모순이 드러났다.

어느 날 건륭제는 신하들이 올린 각종 보고문을 흝어보다가 양미간을 찌푸리면서 혼자말처럼 되뇌였다.

“호랑이와 물소가 우리 밖으로 뛰쳐나온 것은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건륭제의 입에서 이 같은 말이 나오게 된 것은 당시 쓰촨 지방에서 농민 반란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상주문을 보고 그 책임이 쓰촨 지방 관리들에게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건륭제의 곁에서 모시는 시종들은 도대체 황제가 말하는 속뜻이 무엇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했다. 이때 한 젊은 사나이가 침착한 태도로 말했다.

“폐하가 똑똑히 사무를 돌보는 것처럼 지방의 관리들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방 관리들의 무능력한 태도에 부아가 나 있던 건륭제는 속마음을 속시원히 풀어주는 이 한마디에 흐믓함을 느끼면서 “바로 그 말이다!”라며 그 젊은 사나이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 젊은 사나이는 다름 아닌 친위대 소속 교위로 있는 화신이었다.

화신은 만주족의 정홍기 출신으로 특별한 학력은 없었으나 두뇌가 명석하여 임기응변에 능했다. 19세 때 처음 궁정에 들어가 친위대에서 근무하다 3년 후 2등 경호관으로 승진했다. 상관에게 아첨하는 솜씨가 뛰어나 파격적인 출세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황제의 마음을 속시원히 풀어줘 10년 사이에 군기대신, 내각 대학사의 요직에 올랐다. 건륭제의 집정 후 20년 동안 그는 건륭제의 총신으로 정치를 좌우했다. 또한 건륭제는 그의 딸을 화신의 아들에게 시집보내 사돈지간이 됨으로써 그의 권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화신이 조정의 정치를 좌우하는 동안 청나라의 정치적 부패는 극에 달하여 뇌물이 공공연히 거래되었다. 탐욕스럽기 이를 데 없는 화신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어느 날 광뚱 광시 총독으로 손사의가 안남(현재의 베트남)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와 건륭제를 배알하기 위하여 입권하던 길에 공교롭게도 궐문에서 화신과 마주쳤다. 화신은 손사의가 들고 있는 조그마한 상자에 눈독을 들였다.

“손 총독, 그 상자에 든 것이 무엇이오?”

“아, 이거요. 담뱃갑입니다.”

욕심 많은 화신은 그대로 손을 뻗어 상자의 뚜껑을 열어 젖혔다. 상자 안에는 새알만큼이나 큰 주옥으로 만든 황흘한 병이 들어 있었다. 화신은 욕심이 동하여견딜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병을 손에 넣고 싶었다.

“참 훌륭한 물건이오! 나에게 주실 수 없겠소?”

“아니, 그건 곤란합니다. 황제에게 오늘 바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당신이 탐을 낼 줄이야…”

황제가 알고 있다면 곤란하다고 생각한 화신은 짐짓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아니, 농담일 뿐이오. 진담으로 듣지 마시오.”

그리고는총총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며칠 후 화신은 또 손사의와 마주쳤다. 화신은 손에 들고 있는 조그마한 상자를 내보이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손 총독, 이걸 보시오. 나도 어제 주옥으로 만든 병을 하나 구했지요. 당신이 폐하에게 바친 물건만은 못할지 모르지만 말씀이오.”

손사의가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분명 자기가 황제에게 바친 물건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일이지만 화신은 황제를 가까이에서 모시는 환관을 매수하여 그 진주병을 훔쳤다는 것이다. 황실 재산에까지 손을 댈 지경이니 황실 이외의 재산에 대해서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있다. 건륭제의 궁중에는 세상에 보기 드문 초록색 옥으로 장식한 큰 소반이 하나 있었다. 건륭제는 이 소반을 매우 소중히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건륭제의 아들이 대수롭지 않은 실수로 그 소반을 망가뜨렸다. 사색이 된 황자가 어쩔 줄을몰라하자 화신은 자신있게 말했다.

“너무 염려 마시옵소서. 신이 이와 똑같은 소반을 내일 대령하겠습니다.”

과연 다음날 화신은 똑같은 크기의 소반을 들고 왔다. 흥미로운 것은 새 소반이 색상과 화려함에 있어 먼저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는 사실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일이지만 화신은 각지에서 올라오는 공물을 하나하나 눈여겨 보았다가 1급품은 우선 자신의 집으로 운반하고 2급품은 황제에게 바쳤다. 문제의 소반도 1급품은 자신이 소유하고 나머지 2급품은 건륭제에게 바쳤던 것이다. 건륭제의 말년에는 공물의 9할이 화신의 집으로 운반되었다.

화신이 한창 조정의 권력을 좌우할 때 건륭제는 이미 70대의 노령이었다. 건륭제 자신도 화신을 탄핵하는 상소문을 통해 화신의 탐욕스러움을 충분히 알았을 테지만 나이가 늙어 정신이 혼미해서였는지 화신을 그대로 총애함으로써 명군의 자질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가경 4년(1799) 태상황(건륭제)의 서거와 함께 화신의 운명도 종말을 맞았다. 가경제는 화신을 페포하여 한달도 채 못 되어 처형했다.

화신이 살아 있을 때 그가 부정축재자라는 소문은 파다했지만, 실제 가택을 수색한 결과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엄청난 재산이 발견되었다. 그의 재산은 당시 청나라의 20년치 세수와 맞먹는 액수였다. 화신의 재산 명세서를 훑어본 가경제는 부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화신의 집 진주의 수는 황실의 몇 갑절이나 더 많고, 큰 주옥은 내 왕관의 크기보다 훨씬 더 크더군! 그렇게 큰 보석은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지.”

요즘 한국에서는 조국의 위선적 행태가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조국은 강남 좌파로 불리는 차별화된 진보의 아이콘이었다. 그래서 그의 도덕성만은 믿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자신은 아파트여러 채를 가졌으면서도 남들은 투기꾼으로 몰고, 강남 떠나라면서 자신은 눌러앉고, 평등교육을 주장하면서자식은 외고 특목고로 진학시키는 겉과 속이 다른 진보를 경멸한 그였다. 그런데 지금 그의 가면이 하나하나 벗겨지고 있다. 그의 위선적 삶의 행태를 보면서 ‘그는 왜 법을 공부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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