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미지를 향한 동경심의 비롯으로 설렘과 벅참을 안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세상은 넓어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우리네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라서 여행의 기회를 만날때마다 몸 구석구석 세포까지 여행의 진미를 음미하는데 충실해질 수 밖에 없음이다. 일상의 분진을 비워내고 사색에 머무르며 쉼을 누리는 것이었다. 여행지 마다 여정이 풀어내는 힘으로 생을 대하는 성숙도 또한 단계 단계 올려 놓여짐을 덤으로 얻게된다. 일정 끝무렵이면 여행이 지닌 스스로의 힘으로하여 노독의 고단함도 덮으며 순화의 무르익음으로 얻어지는 뿌듯함을 한아름 안게된다. 집을 떠나 있었다는 것 만으로 자신을 통찰할 수 있어진다. 스스로 모습이 어떠한지를, 내가 누구인지,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를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기묘한 기회가 되어주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고, 참됨과 그릇됨을 소롯이 분간해낼 수 있는 지혜의 눈뜨임 또한 여행이 지닌 힘의 은택이라할 수 있겠다. 나 답게 사는 길을, 나 다움의 정석을 깨달으며, 쉼없이 이어 가야할 사람과의 만남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희열도 누릴 수 있어진다. 길 위에서의 일상이라해서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까에 질문이 던져진다면 주어진 삶의 규모와 속성과 흐름 속에서 무엇을 선호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지, 심중을 깨닫기가 모호한 터이라면 여행길에선 해답이 수월하게 손에 잡히더라는 것이다.
무난한 목적지를 택해야 하고, 후회없어야 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보람을 건져야하고 비용 또한 외면할 수 없음이라 다음에, 다음에로 미룰 수 밖에 없는 여행은 극히 제한적인 행사가 될 수밖에 없음이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다 시간을 흘러보내게도 된다. 우화같은 얘기지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을 감행하는 슬픈 인생도 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이 여행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자. 여행의 진미를 느끼려는 것보다 여행에 입혀진 겉모습을 우선하고 있는 경향이 잔재하고있어 여행을 관념으로 밀폐시키는 경우는 얼마든지 허다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하룻길 여행이면 어떠하랴, 무작정 집을 나서고 보는 것이다. 어쩌면 저질러 보자는 심사일 수도 있겠으나 여정 없이 떠나는 여행 또한 과감히 뛰어들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경지가 있기 마련이다. 구태의연한 일상을 자극해보자는 것이다. 마음을 화사하게 꾸며보자. 그리고 자유롭자. 스스로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일상 속에서 다양함을 추구해 본적은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여행길에서 만나지는 공항은 얼마나 자유로운지, 얼마나 경쾌한지,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이 경이로움 자체로 보인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표정들이며 사계절이 망라된 옷차림들이며 다양한 그룹들이 밀려가고, 흘러가고 옹기종기 게이트 의자에서 기다리는 모습들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새로움을 시도한다는 것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모험이다. 여행 자체는 불편의 시작으로 고단하기 마련이지만 편안함을 버리고 낯선 곳을 찾아나서는 것도 용기이다. 다양 속으로 참여하는 만족감이랄까. 나만의 고유 함을 인정하게도 되거니와 다름 속의 나를 수용하게도 된다. 이러함이 여행이 지닌 힘인 것을 굳이 배척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짜임새있는 여행을 구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여정없이 훌쩍 떠나는 수선도 피워보자. 세상의 숨겨진 아름다움과 만나게되는 설레임으로 분망한 시간들을 즐겨보는 누림도 삶 속에 숨겨진 진주같은 시간들이 아닐까.
길 위에서 만나지는 생소함의 심오함, 길 위에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떨림의 순간 순간들, 가는 곳마다 표정이 다른 무수한 나무들의 기지개 켜는 숨소리, 해돋이와 해넘이의 숨막히는 절경들, 초록 자욱한 들판의 함초롬한 속삭임. 삶이 고통스러울수록 기쁨의 섬광이 번쩍이는 낯선 곳으로 뛰어들어 보자. 세상이 이토록 평화로웠던지, 세상이 그토록 품이 넓었던지, 폐부 깊숙한 깨달음을 한가득 안고 돌아올 것이다. 사방이 막힌 것 같았던 하루들을 잠시 덮어두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나듯 길을 나서다보면 새로운 만상이 보이기 시작하고, 색다른 감각이, 본능이 돌출하듯 살아나고, 답습했던 습관 조차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일상의 단조로움도 리듬을 싣게되고, 고정관념에 젖어 세상을 바라보던 시선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인식하지 못했던 순간들에도 여행의 영향력은 지대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미지의 그 곳들은 밝음과 신선함으로 기다려주고 있기에 더욱 자주 접해보고 싶어질 것이다. 여행이 지닌 힘은 낯섦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초록빛 여행길도 있었고, 하얀 여행 길도 있었지만 이제 다시 만날 여행은 연두빛이었으면 좋겠다. 여유로움과 평안과 맑은 희망을 여행길에서 덤으로 만나리라는 기대를 붙든다. 그 날이 언제일지 모르는 것이 더욱 설레이고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