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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2-12 18:18:20

화요칼럼,장승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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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화요칼럼>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장승순

<조지아텍 재료공학과 교수>

시청률이 20%를 넘어 실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한국의 드라마가 끝났다.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의 제목에서 SKY는 하늘처럼 높은 상위의 삶을 의미하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은 들어보았을 학교의 이니셜로 한국에서 늘 이슈가 되어온 학벌을 암시한다. 그리고 여기에 캐슬, 즉 성이라는 단어를 접합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회의 계층의 요원함을 의미한다. 저 우아하고 부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캐슬 속에 살아가고 있고, 그 캐슬에 들어가 그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바로 학벌이라는 게이트를 통과해야만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드라마 속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바, 과거 역사 가운데 시험을 치루어 몰락한 가문의 자손이 금의환향하는 성공담은 근-현대사의 한국 사회에서 대학 진학과 고시패스를 통한 입신양명으로 진화하여, 학벌을 통한 개인 또는 집안의 신분 상승, 그리고 신분 유지는 거의 수학공식과도 같이 작동해 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육은 성숙한 인품과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와 지식을 익히는 과정이 아니라 그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기술적 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사람으로서 고민하고 배우며 성장해야 할 모든 것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해 지고, 바른 것과 바르지 않은 것에 대한 기준은 교과서에서도 나오지 않는 케케묵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설정과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내용, 즉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반드시 내 손아귀에 거머쥐어야 할 학벌을 추구하는 지옥 같은 장면들은 지나친 과장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묘사라는 것을 생각하며 더욱 가슴이 아파온다. 이런 상황 속에는 모든 사람들이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되어 버린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자신들이 가진 적성과 재능을 하찮게 여기고, 하나의 가치관을 강요 받으며 신음하고, 부모들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한 삶을 자녀에게 강요하고 세상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과도하게 증폭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녀를 질식하게 만든다.

이것은 기회의 땅이라고 알려진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자녀의 대학 진학에 있어서 특정 대학들에 목매시고 있는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이 땅 미국에서 학벌이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정해 놓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을 자녀에게 가르치고 싶으시다면 그것은 바른 교육의 자세입니다. 그러나 그 대상이 되는 대학 진학이 성공하면 삶의 성공에 큰 보탬이 되리라 생각하신다면 꼭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선택하는 법을 익히도록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저는 많은 한국 학생들과 만나는 가운데, 이런 이유로 방황하는 학생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도록 대화해 주시고 인내하시면서 기다려 주세요.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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