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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코로라도 눈길을 따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1-19 18: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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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할 때마다 상쾌하도록 건조한 날씨에 짙푸른 하늘이며 햇살 마저 눈부신 매력적인 도시 코로라도 덴버였었는데 오후부터는 눈맞이 준비를 하려는듯 유난히 청명했던 하늘이 온통 잿빛이다. 깊은 밤, 바깥이 환하길래 창을 열어보았더니 소록소록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포슬한 옷으로 입힘받은 나목들이 하연 빛살을 품고 가로등 아래 생소한 모습으로 줄지은 듯 즐비해있다. 어두움 속으로 드러난 하얀 도시는 눈 꽃으로 소롯이 단장하고 아무런 발자국도 바퀴자국도 없이 하얗게 뻗어있는 아스팔트길이 생경스레 외롭듯 뻗어있다. 애틀랜타에선 겨울이 돌아오면 눈을 기다리는 마음만 한가득 안은 채 무심히 겨울을 나버리곤 했던터라 눈내린 언덕이며 눈이 쌓인 숲길을 만나고싶은 마음이 원고지 앞으로 다가앉게 만든다. 손 끝이 살아나듯 팬을 붙들게 된다. 쌓여가는 눈이 그럴 수 없이 아름답다고 고요를 타고 맥박소리와 어우러지며 온 몸을 치환하듯 귀착시켜주고 있다. 전신의 부분들이 새록새록 촉수의 자극을 받는 것 같이. 낯설고 참신한 세상과의 만남을 풀어내려 날이 밝기 무섭게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아본다. 함박눈이 여전히 내리고 있다. 눈을 밟고있어야 동기부여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소복히 쌓인 눈길을 자꾸만 걸어 본다. 쌓인 눈을 밟는다는 단순한 걸음에서 생명의 호흡이 느껴지고 인생의 뿌리로 되돌아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지상의 푹신한 블랙홀을 만나 가장 가볍고 자유로운 날개짓을 하며 살아있음을 절감케 한다. 오랫만에 만난 눈이 빚어낸 풍경들이 익숙하지 못한 서투른 기억들을 불러들인다. 아이들처럼 첫눈을 기다리는 것부터. 

내리는 폭설도, 눈보라도 강인하고 선명한 계절, 겨울이라서 더욱 좋다. 시를 향한 시심 조차도 초롱초롱 깨어있도록 버티게 해준다. 설경 가운데서 마른 풀잎같은 인생을 꼿꼿이 딛고 서있을 수 있도록 생성과 소멸의 반복과정을 어느 것 하나 놓치지않도록 신경줄을 탱탱하게 잡아당겨준다. 시어들이 지상에서 가장 밝은 것으로 시적 앵글을 들이댄다. 생의 심오함이 아픔과 기쁨을 통해 드러나듯 하얀 눈이 만들어 내고 있는 다사로움과 냉각 순환이 어두었던 무의식 저변 구석구석까지 쓰다듬고 있다. 세월이라는 것과 눈을 기다림 한다는 것이 무관하다고 우길 수 없는 것이 노년에 만난 설경을 따라 동화같은 눈사람이 등장하기도 하고, 유년의 눈싸움 풍경이 새록새록 행복한 추억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미 중부지방에 폭설 띠가 드리워지고 동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주요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비행기가 결항되는 눈폭풍이 강타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도 코로라도 댄버는 폭설과는 아랑곳 없다는 듯 하이웨이에는 자동차들로 가득하다. 거리로 쏟아져나온 사람들로 하이웨이가 붐비고 있는 정경에 마음이 실려 몇시간 쯤은 주행해도 될만큼이라, 예정했던 로키마운틴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댄버에서 북서쪽으로 50마일 즈음에 위치한 공원으로 웅장하고 다양한 경관과 나무숲으로 가득한 지역부터 고산툰드라 지역까지 품고있어서 록키산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경치와 산세를 만날 수 있다. 공원입구에 Fall River Visitor Center에선 기념품을 구비하고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Bear Lake Road에서 바라보는 Mummy Range엔 산세와 어울리는 캐빈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Moraine Park Campground 에선 드넓은 초원을 만나게 되고 엘크, 사슴, 코요테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거니와 하절기엔 등산로를 따라가다보면 백합으로 가득한 연못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록키 산맥의 진정한 위용과 산맥이 간직한 지구 역사를 가장 극명하게 최대한의 효과 발산을 위해 하얀 절경이 더 할 나위없는 산수화를 만들어주고 있다. 산 허리며 계곡, 산등성이나 멧부리, 가릴 것 없이,가는 곳 마다 바위들의 기괴한 예적 걸작품은 저마다의 표정과 밀집과 웅대함의 반복을 이어가며 보기드문 정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연이 빚은 거대한 조각을 설치미술로 승화시킨 작품마다 고유의 작품명을 기록해주고 싶다. 잎새 마다에 맺힌 눈송이들의 극치 예술은 겨울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진풍경이다. 자연이 깊으면 깊을수록 제몫의 예적감각을 드러내기에는 겨울을 최선의 계절로 내세워야 할 것 같다. 산도 겨울 산이요, 바다도 겨울 바다가 심성의 가장 바닥에 머물고있는 절대적 순수가 집약된 감성의 기저를 끌어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깊은 산자락에 자리잡은 별장같은 주택군락이 군데군데 눈에 뜨인다. 고도가 높을수록 더 시원하고 상쾌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댄버의 고도가 다른지역에 비해 1마일 고도에 위치해 있는 도시라서 기후가 상쾌한 이유를 알듯하다. 록키산맥의 높은 산봉우리들이 그림처럼 덴버의 배경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주변에 주립공원들이 자리잡고 있어 얼마 간을 기약하든 찾아다닐 곳이 끝없을 만큼 절경에 취할 수 있는 행운의 도시라할 수 있겠다. 코로라도의 눈 길을 따라 시냇가에 앉아 어름 속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산정의 풍광과 경관이 오래도록 심중에 남겨질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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