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루스 밤 수놓은 발라드 레전드 변진섭
야광봉 물결 속 추억 소환한 명품 콘서트
앙코르곡 ‘희망사항’ 전원 기립 떼창
아들 특별 무용까지 더해져 감동 두 배
1980~90년대 대한민국을 발라드의 감성으로 물들였던 가수 변진섭이 애틀랜타의 밤을 짙은 향수와 벅찬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
가수 변진섭은 지난 4일 오후 8시 둘루스 콜리세움(Coliseum)에서 단독 콘서트 ‘희망사항’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미주 한인 동포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애틀랜타를 다시 찾은 그를 환영하듯, 공연장에는 일찍부터 수많은 한인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후끈한 열기를 띠었다.
이날 공연은 '시간여행'이라는 테마에 걸맞은 화려한 오프닝 영상으로 막을 올렸다. 무대 중앙 대형 스크린에 증기기관차 애니메이션과 함께 '시간여행'이라는 문구가 등장한 데 이어, 변진섭이 데뷔한 1988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의 연도가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객석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이윽고 '변진섭 콘서트: 시간여행' 타이틀과 함께 무대에 오른 변진섭이 명곡 '숙녀에게'의 첫 소절("어쩌면 처음 그땐 시간이 멈춘 듯이...")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부르며 등장하자 열띤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검은색 수트 차림으로 무대를 장악한 그는 흔들림 없는 완벽한 라이브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단숨에 그 시절 추억 속으로 이끌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관객과 하나 된 '떼창', 그리고 특별한 게스트의 무대였다. 대형 스크린에 가사가 띄워진 가운데 관객들은 형형색색의 야광봉을 흔들며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등 전주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명곡들을 한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특히 이번 애틀랜타 공연에서는 변진섭의 아들인 아티스틱 스위밍 국가대표 출신 변재준 군이 무대에 올라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변진섭은 '홀로 아리랑' 무대에 앞서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곡이라, 타국에 가면 동포들에게 꼭 불러주고 오라고 당부하셨다"며 뭉클한 사연을 전해 객석을 숙연케 했다. 이어 발라드 레전드 아버지의 목소리와 아들의 유려한 무용 안무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홀로 아리랑', '새들처럼' 무대가 펼쳐지자, 객석에서는 아낌없는 탄성과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지며 반응이 최고조에 달했다.
변진섭은 변치 않는 가창력은 물론, 곡 사이사이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편안하고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해 애틀랜타 동포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갔다. 전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애인처럼 무척 설레고 행복하다"고 밝혔던 그의 진심이 무대 위에서 아낌없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이날 공연의 대미는 마지막 앙코르곡인 국민가요 '희망사항'이 장식했다. 전주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고, 화려한 야광봉을 흔들며 열광적인 떼창으로 화답했다. 8090 청춘으로 돌아간 관객들의 뜨거운 에너지가 애틀랜타 콜리세움을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공연이 끝난 후 그는 "이번 미주 투어 중 가장 큰 '아이돌급 함성'을 들었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공연을 찾아주신 팬분들 한 분 한 분이 너무나 소중하다.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제가 계속 노래를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어 간다"며, "애틀랜타는 꼭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곳"이라고 교민들을 향해 뭉클한 진심을 전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세월 속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던 애틀랜타 한인 동포들에게, 변진섭의 이번 콘서트는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각자의 찬란했던 젊은 날을 위로하고 부자가 함께 꾸민 무대로 새로운 감동까지 선사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시간으로 남게 됐다.
제인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