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침입 저지하려다 히스패닉 2명에 피습
병원 이송돼 긴급수술 “타운 치안 너무 불안”
LA 한인타운 내 한남체인 몰에서 야간 경비를 서던 60대 한인 경비원이 한밤중에 업소들을 털러 접근하는 강도 용의자들과 맞서다 수차례 칼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심야 시간이기는 하지만 사방이 훤히 뚫린 샤핑몰 주차장 한복판에서 경비원이 피습을 당할 정도로 날로 악화되고 있는 한인타운 치안상황에 한인 업주들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26분께 한남체인 마켓이 위치한 2740 웨스트 올림픽 블러버드에서 마켓 경비원이 괴한들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했다는 신고 전화가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샤핑몰 동쪽 끝에 있는 은행 지점 앞에서 다리와 복부에 자상을 입은 한인 경비원 나모(69)씨를 발견, 응급차량으로 인근 병원에 긴급히 이송했다. 피해자 나씨는 한인 운영 C 경비업체 소속으로 5년 정도 경비원 일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비업체 관계자는 24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피해자 나씨가 중상을 입었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현재 병원에서 부인과 자녀 등 가족의 간호를 받으며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히스패닉계 남성 2명으로 알려진 용의자들은 나씨의 복부와 허벅지 등 2곳을 칼로 찔렀으며, 특히 허벅지의 자상이 깊어 24일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업체 측에 따르면 나씨는 이날 새벽 근무를 하던 중 몰 내에 위치한 소매 업소들을 털기 위해 몰 안쪽으로 접근하는 남성 2명을 발견, 이들을 내쫓기 위해 접근하자 용의자들이 소지하고 있던 칼로 나씨를 공격했다.
사건 당시 나씨 외에 인근에 히스패닉계 남성 목격자가 있었고 이 목격자가 나씨를 도와주려 나서기도 했었지만, 용의자들이 칼을 뽑자 목격자가 자리를 피하며 경찰에 신고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업체 관계자는 “경비 일을 하다보면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이렇게 대 놓고 칼로 경비를 찌르는 일은 없었다”며 “날로 험악해지는 타운 분위기에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한남체인 측은 사건 장면이 담긴 감시카메라(CCTV) 영상을 경찰에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새벽에 벌어진 사건 소식에 인근 지역 업주들과 한인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몰에 입점해 있는 한 업주는 “아무리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이라지만 후미진 곳도 아니고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경비원을 칼로 찔렀다는 소식을 듣고 기가 막혔다”며 “경찰이 순찰을 강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