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학교 폭력에 무너진 가정… 커뮤니티가 나서야] “잘못 없는데 왜 도망가야 하나”… 한인 초등생의 절규

미주한인 | | 2026-03-03 09:37:08

학교 폭력에 무너진 가정, 커뮤니티가 나서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인종차별 집단폭행 2년… 상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교내 인종차별 집단폭행 피해자 A군의 아버지와 B군의 어머니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A군이 부모에게 쓴 편지. [박상혁 기자]
 교내 인종차별 집단폭행 피해자 A군의 아버지와 B군의 어머니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른쪽은 A군이 부모에게 쓴 편지. [박상혁 기자]

 

 

2024년 교내 인종차별 폭행 사건, 2025년 비자발적 자퇴, 그리고 2026년 현재.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피해자 가족의 시계는 여전히 그날에 멈춰 있다. 피해 학생들은 폭행 후유증으로 수차례 수술을 받고, 밤마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겪었다. 부모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생업을 접고, 함께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LA의 한 유명 차터스쿨에서 백인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 집단 폭행을 당한 뒤 피해자들임에도 오히려 학교를 떠나야 했던 A군과 B군의 가족이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겪어온 고통을 털어놓았다.

 

A군의 아버지는 “고작 여섯 살 아이들이 때려봤자 얼마나 아프겠냐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날 이후 아이의 가슴에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흉터가 남았다. 이 흉터는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쓰리고 기억을 되살리는 고통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신체적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됐지만, 마음은 더 깊이 무너져갔다. 결국 사건 이후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워진 B군의 어머니는, 싱글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하던 간호사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B군은 밤마다 식은땀에 젖어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잠에서 깼다. 어느 날 갑작스러운 복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실려 갔다. 검사 결과는 ‘트라우마로 인한 신체화 증상’이었다. 밤이고 낮이고 화장실을 수십 차례 드나들며, 잠시라도 엄마와 떨어지면 극심한 불안을 보였다.

 

상태가 심각해 외출할 때는 프리웨이조차 탈 수 없었고, 휴대용 소변기를 들고 다녔다. 이후 B군은 물 마시기를 거부했고, 또 한 번 심각한 복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의사는 변비가 심각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B군은 울면서 “나는 언제 괜찮아지냐”고 물었다.

 

우울 증세가 심해진 B군은 “칼을 든 괴물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모는 회당 수백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의사는 약물 치료를 권했지만, 어린 자녀에게 정신과 약을 복용시키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병원 진료와 상담, 행정 절차, 변호사 상담까지 이어지며 가족의 생계는 카드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전학 첫날, B군은 물었다. “엄마,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내가 도망가야 해?” 부모는 감정을 억누른 채 “맞아, 너는 잘못이 없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A군의 가정도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부모는 폭행 당시 상황을 확인하려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설명을 요구했고, 아이가 묘사한 폭력 장면은 부모의 기억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전학 후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새 학교에서 아이는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는 시간이 많아져 갔다. 숙제를 챙기지 못해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은 날 밤, 아이는 서툰 글씨로 쓴 편지를 부모에게 건넸다. “매일 너무 어지럽고 그것 때문에 예민해진다”는 내용이었다. B군의 부모 역시 정신과 상담을 시작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이들의 사회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됐다는 점이다. A군의 아버지는 “A와 B군 모두 사건 전에는 내성적이긴 했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던 편이었다”며 “지금은 가족 외에는 누구와도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문에 손을 찧고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두 학부모는 또한 학교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B군의 어머니는 “가해 학생은 재미로 때리고, 학교는 명성을 지키기에 급급하다”며 “특히 저학년의 경우 법적 제재가 거의 없는 구조 속에서 피해자가 떠나는 시스템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사건 이후의 대응이다. A군의 아버지는 “병원 치료, 법적 절차, 행정 조사, 민원 제기까지 피해자가 스스로 알아보고 감당해야 한다”며 “UCP, CDE, 민권법Civil Rights 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는 존재하지만 접근이 어렵고 처리 기간도 길었다.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기도 버거운 상태에서 그 과정 자체가 2차, 3차 고통이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학교폭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못한다면, 최소한 피해자를 더 강하게 보호하는 시스템이라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군의 아버지는 “피해자들이 학교를 떠나는 것은 분명히 구조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커뮤니티의 관심도 호소했다. B군의 어머니는 “백인 학생 무리가 아이들을 영어가 서툰 아시안이라고 조롱하며 폭행을 가했는데, 일부 한인 학부모가 앞장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며 “이 일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어가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문제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뉴저지 스파 50대 한인직원 고객 성추행 혐의 체포

뉴저지 메드포드에 위치한 스파 업소에서 일하는 50대 한인 남성이 성추행 혐의로 체포됐다. 지역 경찰에 따르면 지난14일 메드포드의 한 스파업소의 직원 정모(55)씨를 2건의 불법

“한국 잘 아는 적임자… 한미관계 ‘새 전기’ 기대”
“한국 잘 아는 적임자… 한미관계 ‘새 전기’ 기대”

■ 미셸 박 스틸 주한대사 지명 한국·한인사회 반응실향민 가족 출신 이민 1세한국계 첫 여성 대사 후보청와대“한미관계 강화 기대”‘스틸 채널’영향력 주목   트럼프 행정부 2기 첫

미 독립 250주년 기념 ‘우정의 종’ 우표·주화 추진
미 독립 250주년 기념 ‘우정의 종’ 우표·주화 추진

우정의 종 재단, 한미우호 상징 의미 재조명“지역구 연방의원 지지 속 USPS 승인 절차10월3일 우정의 종 50주년 맞춰 발행 목표”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샌피드로 우정의 종

한인 총격피살 무죄 파장… 권익 TF 출범

정신이상 무죄에 공분 확산관련법 개정 추진 본격화 지난 2023년 발생한 한인 임신부 권이나씨 총격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정신이상에 따른 무죄’ 판결을 받아 한

예일대 버클리칼리지 한인 학장 임명
예일대 버클리칼리지 한인 학장 임명

김재홍 공과대학 석좌교수7월부터 5년간 임기   아이비리그 명문인 예일대학교의 김재홍(사진) 교수가 버클리칼리지 신임 학장으로 임명됐다.예일대는 6일 “김재홍 공과대학 석좌교수를

한인 임산부 ‘응급실 뺑뺑이’ 비극
한인 임산부 ‘응급실 뺑뺑이’ 비극

주한미군 근무자 가족 쌍둥이 조산 응급상황 7개 병원서 진료 거부 1명 사망·1명 뇌손상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는 한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간 미주 한인 임산부가 한국에서 조산 통증

대형트럭 6중 추돌에 한인 여성 참변

온타리오 10번 Fwy서 운전하던 차량 들이받혀 온타리오 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50대 한인 여성이 사망했다.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29일

한인 고교생이 수학여행 중 집단 성폭행

코스타리카서 동급생 상대동영상 촬영·유포·협박공범도 성인법원 회부 수학여행 중 동급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15세 한인 고교생이 성인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한인사회 덮친 ‘마약의 늪’… 과다복용 사망 잇따라
한인사회 덮친 ‘마약의 늪’… 과다복용 사망 잇따라

■ 집중기획/ 한인들 약물중독 사망 실태 펜타닐·필로폰 혼용 치명적2 0대부터 중장년까지 확산“손대지 않는 것이 최선” 한인사회에서 마약 및 위험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비극이 끊

“퍼플하트 훈장 받은 참전용사 추방 안 된다” 자진출국 한인 박세준씨 사면 추진
“퍼플하트 훈장 받은 참전용사 추방 안 된다” 자진출국 한인 박세준씨 사면 추진

미군 복무 중 총상 입어전투 상흔으로 PTSD 앓아 미군에서 복무하며 미국을 위해 참전해 훈장까지 받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대상에 오르면서 한국으로 자진출국한 한인 참전용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