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외식·여행 끊고 가족과 생이별…‘킹달러’에 우는 한인들

미주한인 | | 2022-10-31 08:30:05

킹달러에 우는 한인들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유학생·주재원들 고환율 장기화 비상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

“지출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데, 수입이 무섭게 줄어서 걱정이 커요.”

1년 반 전 북가주 실리콘밸리로 이사 온 대기업 주재원의 부인 김모(41)씨는 환율 얘기가 나오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김씨 부부는 한국 돈으로 받는 월급 중 300만 원을 매달 초 달러로 바꿔 생활비에 보탠다. 그런데 1월 초까지만 해도 한화 300만 원은 대략 2,500달러의 가치를 가졌지만, 지금 300만 원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미화는 2,000달러가 고작이다. 한국에서 가져오는 돈을 더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김씨는 “환율이 정말로 1,500원까지 가면 빚을 내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다.

올 초만 해도 1,190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1,420원을 웃도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 쓰는 미국 주재원·유학생 등의 한숨이 깊다. 자금 사정상 매달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는 이들에게, ‘킹달러’ 현상(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나홀로 강세)은 당장의 생계를 위협하는 공포다. 지금도 이 환율을 버티기 어렵지만,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강달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고,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반 년 전 한국 기업의 주재원(임기 3년)으로 미국에 온 이모(46)씨는 고환율 탓에 가족들과 생이별을 더 길게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원래 내년 초엔 배우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중학생 자녀와 함께 미국으로 올 계획이었지만, 한국 돈을 달러로 바꾸기보단 가족들이 차라리 한국에서 좀 더 머무는 게 훨씬 경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전체 급여 중 월세 4,500달러 등 고정 비용을 빼고 남는 돈으로 생활해야 하는데, 고환율 때문에 생활비가 점점 줄고 있어 외벌이로는 감당이 어렵다”며 “가족 합류 시점을 미루거나 아예 오지 않는 쪽으로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나마 이씨처럼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원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부분 기업이 기본급은 한화로 주지만, 현지 거주비와 수당 등이 포함된 체재비는 미화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여를 전부 원화로만 받는 주재원이나, 비자 규정상 영리 활동이 제한되는 유학생들은 타격이 막대하다. 샌호세의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노모(30)씨는 이동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학교를 오갈 때 버스를 이용한다. 미리 모아둔 돈과 가족의 지원으로 학비를 감당하는 그는 “지출을 줄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어 외식, 커피도 완전히 끊었다”고 했다.

미국에서 학업ㆍ취업 기회를 꿈꾸는 개발도상국 유학생에게 킹달러는 아메리칸 드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장벽이다. 특히 모국에서 고소득 직업을 찾기 어려운 인도, 나이지리아 등 출신 학생들에게 강달러 현상은 뼈아프다.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컴퓨터공학과 진학을 앞둔 인도 학생 제이 배럿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현실에 대해 “(루피화의) 구매력이 떨어져 수업료뿐 아니라 미국 내 렌트비와 식비 등 모든 비용을 훨씬 더 많이 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대학원에 입학한 남편과 함께 지난해 시애틀로 온 김모(35)씨도 환율이 1,250원 아래로 떨어질 때까진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한화로) 미리 모아둔 돈이 여유 있다고 생각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모자랄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가 한국에 먼저 돌아가 돈을 벌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고환율에 신음하는 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보다 힘든 건 상대적 박탈감”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 주재원 정모(34)씨는 “여름에 한국에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는데, 급여 전체를 달러로 받는 현지 기업 직원이 ‘요즘은 한국으로 여행 가는 게 이득’이라면서 한국에 간다고 할 때 너무 부러웠다”며 “환율이 더 올라 자녀가 쓰는 돈까지 줄이는 상황이 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이서희 특파원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팜데저트 콘도 살인… 65세 한인 여성 체포
팜데저트 콘도 살인… 65세 한인 여성 체포

폭행 당한 피해자 숨져현장에 있던 한인 체포구체적 범행 동기 미궁 지난 4일 팜데저트 지역 콘도 단지에서 60대 한인 여성 살인 용의자가 체포된 현장 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작

한인 노인 피살 요양시설‘관리부실’법정 공방

다이아몬드바 운영 업주 상대   유가족“학대·과실치사”소송“가해 간병인 신원조회 소홀   위험 행동 알고도 고용”주장 지난 2023년 다이아몬드 바 소재 한인 운영 노인 요양시설에

대량 마약 유통·판매 40대 한인 남성 기소

아동학대·방임 혐의도 메릴랜드에서 별도의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48세 한인 남성이 버지니아 프랭클린 카운티에서 마약 판매 및 아동 학대·방임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지난달 2

입양 한인, 포브스 주목 혁신가로
입양 한인, 포브스 주목 혁신가로

뉴저지주 입양 이미현씨인권보호·빈곤퇴치 힘써“친부모에 대한 애틋함”  미국 입양 한인 이미현 씨의 현재 모습 [국가아동권리보장원 입양정보공개지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인 노인 2명 살해 간병인 ‘유죄’

LA 다이아몬드바 홈케어‘심신상실’주장 기각 한인 운영 양로시설서 자신이 돌보던 한인 노인 2명을 참혹하게 목졸라 살해한 중국계 입주 간병인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LA 카운티

LA 한인여성 창업‘라엘’… 3억불 ‘대박’ 신화
LA 한인여성 창업‘라엘’… 3억불 ‘대박’ 신화

여성 토털 웰니스 브랜드사모펀드 타워브룩에 매각유 기농 생리대 아마존 1위“K-뷰티 등 세계시장 확대” 지난 2017년 창업 당시 라엘의 한인 여성 3인방. 왼쪽부터 백양희, 아네

입양기록 없는 한인 법적 구제 가능
입양기록 없는 한인 법적 구제 가능

최석호 의원 법안 확정법원에 공식 인정 청원입양인들 법적공백 해소  캘리포니아 주상원 37지구 최석호 의원(공화·사진)이 발의한 국제 입양인 지원법안 SB 927이 개빈 뉴섬 주지

실종 한인, 닷새만에 숨진 채 발견돼
실종 한인, 닷새만에 숨진 채 발견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서 정확한 사망원인 조사중 실종됐던 60대 한인 남성이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지역 폭스4

“고향에 보내는 편지”… 한인 이산가족 기억, 영상에 담는다
“고향에 보내는 편지”… 한인 이산가족 기억, 영상에 담는다

폴 이씨 등 한인 2세들 주도전쟁·분단으로 헤어진전 세계 가족 사연 기록2·3세 후손까지로 확대한국 통일부 보존 지원  뉴저지 출신의 폴 이씨가 뉴저지주 포트리의 한국전 참전비 앞

영어 못한다고… 한인 트럭기사 면허정지 ‘날벼락’
영어 못한다고… 한인 트럭기사 면허정지 ‘날벼락’

상업면허 영어검증 강화CHP 현장 단속서 문제돼17년 경력에도 시험 탈락한인들 생업유지‘직격탄’ 연방 교통부(DOT) 산하 자동차안전관리국(FMCSA)의 상업용 차량 운전자 영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