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팍 중심 주유소 칼 든 라티노 한인 위협
오렌지 카운티의 한 주유소에서 칼을 든 무장강도에게 카재깅 당할 뻔한 한인 여성을 구한 용감한 한인 남성 3명의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들은 세리토스 지역 해태(Haitai)에 근무하는 한재호(45) 지점장, 박세준(29) 과장, 최태영(25) 사원 등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페이스북의 ‘캘리포니아 한인 그룹’ 페이지에서는 익명 제보를 통해 ‘용감한 한인 남성 3명을 찾는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는 2일 오후 8시께 부에나팍 비치 블러바드와 멜번 애비뉴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자신의 아내가 기름을 넣고 있던 중 칼을 든 라틴계 남성이 다가와 차 키를 내놓으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제보자는 ‘인근 당구장 근처에 계신 한국 남성 3분이 바로 달려와 강도로부터 차 키를 뺏어 아내에게 전달해주고, 아내를 위험으로부터 구해줬다’며 ‘아내를 구해주신 한국인 남성 3분께 사례하고 싶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SNS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에 일파만파 퍼졌고, 그 결과 글의 주인공인 한인 남성 3명을 찾을 수 있었다.
한재호 지점장에 따르면 지난 2일 퇴근 후 회사 동료들과 함께 당구를 치던 중에 전화를 하러 건물 1층으로 내려왔는데 인근 주유소에서 한인 여성 한 명과 히스패닉 남성이 다투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된 그는 당구를 치고 있던 박 과장과 최 사원에게 밑으로 내려오라고 연락을 했다.
한 지점장이 가까이 다가가니 피해 여성이 도움을 요청했고, 그는 히스패닉 강도에게 여성이 자신의 친구라고 밝혔다고 한다.
한 지점장은 8일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니, 용의자가 H마트를 향해 도망을 갔는데, 한인이 많은 지역에서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돼 경찰에 신고하고 용의자를 뒤쫓았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뒤쫓아오는 한인 남성 3명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위협했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뻔 했지만 부에나팍 경찰이 출동해 용의자는 체포될 수 있었다.
한 지점장은 “저희 동네이기 때문에 내 가족, 이웃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험에 처해있는 피해자를 돕고, 용의자를 뒤쫓기까지 했다”며 “특히 혼자가 아닌 동료 직원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에나팍 시당국은 당사자들이 수락할 경우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