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시의회 “역사적 과오 공식 사과”
UC 버클리에 재학중인 한인 학생 드류 민(22·한국명 민두기)씨가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아태계 차별의 역사적 과오를 공식 사과하는 결의안 채택에 나서도록 이끌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0월초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 아시아 커뮤니티 리더들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민씨와 중국계 학생 2명은 “LA와 앤티옥,샌호세 등 3개 도시가 아태계 차별 역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는데, 아시아계 역사가 깊고 여전히 많은 아시아계 인구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느냐”고 매트 헤니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을 설득,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 관련 결의안이 발의되도록 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골드러시 시대부터 시작돼 오늘날까지 150여 년 동안 중국인과 아시안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행해져 온 것을 인정했다. 매트 헤니 시의원은 “샌프란시스코시는 중국인을 향한 혐오와 폭력의 중심지였다”면서 “당시 샌프란시스코시는 이 지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주 전체의 파급력이 컸다”고 말했다.
1870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모든 정부 업무에 중국인을 배제시키고 중국인들이 물품을 운반할 때 어깨에 메는 장대 사용을 금지시켰다. 또 1873년부터 1883년까지 중국 세탁물을 단속하기 위한 12개 이상의 조례를 통과시켰고, 1877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을 휩쓴 3일간의 인종 폭력으로 4명이 사망하고 20여 곳의 세탁소가 파괴됐다.
이 결의안이 채택되면 샌프란시스코시는 아시아계를 차별한 역사적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캘리포니아주 4번째 도시가 된다.
드류 민씨는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미국 여러 곳에서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법과 관행이 공공연히 행해져 왔다며, 친구들과 함께 지난 5월초부터 아태계(AAPI)에 대한 인종차별에 관한 역사적 문헌을 조사했다. 그들은 여러 문헌을 통해 역사적으로 아시안들이 차별대우를 받아온 것을 확인했고 시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다.
비영리기관 ‘통합, 안전 및 교육을 위한 샌프란시스코커뮤니티 연합’의 수석 디렉터인 민씨는 “중국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은 아시안 모두에 대한 공격이었고,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라며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의 사과 결의안 주목할 만하다. 사회 정의와 사회 형평성을 증진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헤니 시의원은 이와 같은 잘못된 법과 관행을 바로잡지 않으면 아시안에 대한 차별대우와 증오범죄는 계속 될 것이라고 공식 사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