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부한인회연합회(회장 최병일) 주최로 지난 25일 ‘초중고 교육과정에 아시안 아메리칸 역사교육이 필요하다’ 주제 강연이 온라인으로 열렸다. 동남부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는 안소현 케네소주립대 교수가 강사로 나서 미국 역사교육 시간에 아시안 아메리칸 이민 역사가 포함돼야 하는 이유와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병일 회장은 인사말로 “아시안아메리칸 역사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유익한 시간 되며 우리 역사 교육을 되새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안교수는 강의에서 “아시안 증오범죄는 역사가 길고 미국에 위기가 있을 때마다 아시안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국가적 공중보건 사태, 전쟁, 경제적 위기 때에 그 원인을 아시안 이민자들에게 돌리고 비난하는 일들이 많았다.
187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스몰팍스가 발생했을 때 차이나타운이 전염병의 온상지라고 하며 중국인들의 집을 불태웠으며, 1882년에는 Chinese Exclusion Act 이민법이 만들어져 중국인들을 추방했다. 2003년 전세계적으로 사스가 발생했을 때에도 차이나푸드는 더럽다는 등으로 아시안을 혐오하는 사회적 정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1800년 초중반 미국의 경제불황이 심했던 시기에는 실업을 이민자 탓으로 돌리고 오레곤,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에서 아시안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100여건 이상 발생했지만 가해자인 백인은 체포되지도 처벌받지도 않았다. 2차대전 중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했을 때는 미국에 살고 있던 일본계미국인 12만명을 모두 감옥에 감금하는 일도 있었다.
2020년 때 발생한 코로나19는 트럼프 전대통령이 ‘우한 바이러스’, ‘쿵푸 플루’라고 언급하면서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 반아시안 증오범죄를 촉발시켰다.
안교수는 “아시안이 ‘모델 마이너리티’라고는 하지만 국가적 위기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문제의 원인을 아시안 이민자에게 돌리며 인종차별, 증오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안의 이민 역사만큼 억압의 역사도 오래됐다. 아시안은 모두 이민자이며 외국인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무적인 소식도 있는데, 일리노이주에서는 최근 7월 ‘Teaching Act’를 도입해 공교육에 아시안아메리칸 역사를 가르치기로 결정 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3월 마이노리티 역사를 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하기로 했으며, 그 외 오레곤, 코네티컷주 등이 아시안아메리칸 역사를 공교육 교육과정에 포함해 가르치고 있다. 뉴저지는 관련 안건이 현재 의회에 상정돼있다. 한편 조지아주는 현재 관련 안건의 의회 상정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강의가 끝난 후 최병일 회장은 앞으로도 아시안아메리칸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박선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