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출신 한인 테니스 선수 크리스티 안(28·한국명 안혜림)씨가 톡톡 튀는 동영상으로 ‘테니스계 소셜미디어 여왕’으로 등극했다.
2019년 US오픈 4라운드에서 짜릿한 경기를 펼쳐 주목을 받았던 안씨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자 동료들과의 소통하기 싶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테니스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유명 가수의 노래를 립싱크하거나 안락의자에 앉아 경기 중 난폭해진 관중을 꾸짖는 모습, 부모집 뒷마당에서 윔블던 ‘올 화이트 드레스코드’로 차려 입고 연습하는 영상이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조회수를 높여가고 있다.
어려서부터 사진을 찍고 비디오 촬영하는 걸 좋아했다는 안씨의 소셜미디어 활동은 웃음 바이러스 전파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경기가 중단되어 정상적인 생활과 생계 불안을 느끼는 동료 선수들과 소통하고 여성테니스선수협회가 정신건강을 위한 안내서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리는 수단이 된 것이다.
1992년 뉴저지에서 태어난 안씨는 6살 때 테니스를 시작했고 16세가 된 2008년에 미국테니스협회(USTA)가 주최한 내셔널 챔피언십 18세부를 제패했다. 2008년 US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본선에 진출하면서 그의 성공적인 테니스 인생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US오픈 본선에 뛴 것은 10년 만인 2019년이 돼서였다. 지난해 안씨는 17세에 벌써 ‘번 아웃’ 증상이 와서 예선 와일드카드를 받고도 나가지 않았고 오랜 세월 성적이 나지 않아서 은퇴할 뻔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US오픈 본선에 다시 나왔던 그녀는 예상 밖의 3연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해 9위에 올랐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