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크라멘토 한인남성
파도에 휩쓸려 사망
백혈병 투병 중인 딸의 골수기증자를 애타게 찾아 주위의 심금을 울리던 한인 아빠(본보 4월24일자 보도)가 해안가에서 파도에 휩쓸리는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북가주 새크라멘토에 사는 김기준씨는 딸 김은영(영어명 에스텔라 김)씨의 백혈병 투병생활을 지켜보며 백방으로 골수기증자를 찾아왔는데, 주말이던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 해안가에서 파도에 휩쓸리는 갑작스런 사고로 숨을 거뒀다.
김씨는 사고 당일 주변 지인들의 권유에 마지못해 낚시를 따라 나섰다가 낚시 도중 입고 있던 방수바지에 바닷물이 유입돼 거동이 불편하게 되면서 들이닥친 큰 파도를 피하지 못하고 휩쓸렸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딸 은영씨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비극적 사고에 가슴이 무너진다”고 참담함을 밝혔다.
새크라멘토에 거주하는 올해 34세인 은영씨는 지난 3월 피곤해서 아픈 줄 알았던 어깨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럽자 응급의료 센터에 갔다가 청천벽력같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17번의 항암 치료 끝에 현재 몸속에 암세포는 없어졌으나 시급하게 골수이식을 받아야 하는 긴박한 상태가 됐다.
이윤구 새크라멘토 한인회장은 “김씨 사고 소식으로 모두들 침통해있다”면서 “지역 한인들 모두 김은영씨의 골수 이식이 꼭 성사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SF=장은주 기자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김은영(왼쪽)씨와 생전의 부친 김기준씨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