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전체 한인 4.4%
백인 1.7% · 흑인 0.8%
“전문기관 도움 꺼리고
정서상 내색 안해 문제"
한인들의 자살률이 다른 인종들과 비교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나 한인사회에서 자살 방지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가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근거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살로 인해 사망한 한인은 인구 100명당 4.4명으로 미국 내 거주하는 다른 인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인종의 자살률은 인구 100명당 네이티브 아메리칸 3.2명, 인디안 아메리칸 2.5명, 베트남계 미국인 2명, 백인 1.7명, 흑인 0.8명 등이었다.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특히 자살로 인해 숨진 한인의 90%는 이민자였는데, 이는 이민 1세대 한인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의 크리스토퍼 전 코디네이터는 “한국 정서상 많은 한인들이 타인에게 자살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자살시도 전 전문기관의 도움받기를 꺼려한다”며 “실제로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한인들의 상담전화 건수는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 코디네이터는 “지난해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로 자살 관련 상담전화를 걸어온 한인은 약 100명 내외로 히스패닉계 미국인 1,000여 명이 상담전화를 요청한 것과는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인들은 자살과 관련해 전문기관을 통한 상담을 받는 일을 ‘창피한 일’ 또는 ‘이상한 일’로 ‘오명’(stigma)을 씌우기 때문에 한인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게 가장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와 같은 자살방지 전문기관을 통한 상담 치료 또한 권장된다.
디디허시 자살예방센터는 지난 1958년부터 운영돼 오고 있으며, 2012년부터 한국어 전화라인(877-727-4747)을 개설해 한인들의 전화상담을 돕고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