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장가입 빼고
적자 지역가입만 부각
재외동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논란이 한국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제주대 교수)는 최근 인터넷 미디어인 프레시안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외국인 건강보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심하다”며 “외국인 건강보험이 사실상 흑자”라고 관련 통계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국민건강보험 외국인 전체 가입자의 2017년 재정수지는 2,490억 원이나 흑자였으며 최근 5년간의 재정수지는 1조1,000억이나 흑자였다”면서 “그러니까 지난 5년 동안 외국인들이 내국인들의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빼먹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1조1,000억 원이나 흑자를 안겨주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그동안 먹튀 논란이 불거진 것은 외국인 건강보험에 대한 이해 부족과 함께 한 측면만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월말 기준으로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한인 외국 시민권자 포함)과 재외국민은 94만 명으로, 이중 직장 가입자가 45만 명,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가 20만 명, 그리고 지역 가입자가 29만 명이다.
지역보험에 가입하려면 한국 내에 3개월 이상 체류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재외동포들 중에서 만성 질환자들이나 중증 질환자들이 한국에 세 달 이상 체류하면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없진 않았다. 그러나 지역보험은 선택사항이라 젊고 건강한 외국인(재외동포)들은 3개월 이상 체류해도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동안의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논란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직장 가입자들이다. 한국에서 취업한 외국인들은 국민건강보험에 당연 가입해야 한다. 이 경우 자신의 급여에서 6.24%의 보험료를 낸다. 그런데 직장가입자들은 대다수가 젊고 건강하기에 건강보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외국인 건강보험의 경우 지역 가입자 재정은 2017년의 경우 2,051억 원이 적자였다. 반면에 직장 가입자 부문에서는 흑자여서 지난해에만 전체 외국인 건강보험은 2,490억 원이나 흑자를 봤다는 것이다.
이상이 대표는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재정 적자와 ‘먹튀’ 사례만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가 우려스럽다”면서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나 루머와 혐오의 양산은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