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한인 여학생
졸업논문 발표 중
페이스북 통해 생중계
학생 28명 탈의 동참
코넬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여학생이 졸업 논문 발표 예행연습 중 “반바지가 짧다”며 복장을 지적한 교수에 반발해 속옷만 입고 발표하는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넬대 교지인 코넬 데일리 선에 따르면 레티샤 채(퍼포밍아트 전공)씨는 지난 2일 수업 시간 졸업 논문 발표를 예행 연습하던 중 백인 여성인 레베카 마고르 교수에게 복장을 지적당했다. 교수는 짧은 청반바지를 입은 그녀에게 “그 옷은 입고 싶어서 입은 거냐”고 말했다. 교수는 이어 “옷이 너무 짧다”며 발표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레티샤는 교수가 “바지가 짧다”고 말한 의미에 차별의 의미가 섞여 있었다고 느꼈다. 또한 교수의 발언 이후 학생들의 시선은 발표 내용이 아닌 레티샤의 다리로 향했고, 레티샤는 이로 인해 당혹감과 불쾌감을 느꼈다.
결국 채씨는 정식 논문 발표에서 옷을 벗어 던지는 시위를 계획했다. 채씨는 직접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자신의 항의 시위 장면을 전세계에 생방송했다.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레티샤의 ‘탈의 시위’ 계획을 미리 들어 알고 있었기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발표 도중 눈물까지 흘리며 신발과 바지, 셔츠를 모두 벗은 채씨는 “옷이 뭐가 중요한가. 논문과 관련없는 내용이다. 내가 아시아인이어서인가? 아니면 여성이라서인가”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채씨를 포함해 현장에 있던 44명의 학생 중 28명은 채씨에 동의한다는 뜻으로 탈의를 했다.
논란이 일자 매거교수는 “나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입을지 또 무엇이 적절한 의상인지 정의하지 않는다”며 “그들을 반영할 수 있는 옷을 그들의 결정에 따라 입으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채씨의 행동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옷차림으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응원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했다는 반응도 일고 있다.
<서승재 기자>
레티샤 채씨가 졸업논문 발표에서 탈의를 하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