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세기 제작 국보급
한인 갤러리 대표 발굴
방치땐 ‘해외미아’될 판
뉴욕에서 국보급 보물로 추정되는 신라시대 금관이 발굴됐지만 한국 정부가 환수 노력을 하지 않고 있어 자칫 영원히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2일 한인이 운영하는 에이블 파인아트 뉴욕 갤러리에 따르면 스코틀랜드계 고미술 수집가는 맨하탄 소재 자신의 개인 전시실에는 한국에서 반출된 것으로 보이는 신라시대 금관 등 삼국시대 유물 22점이 보관 중에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라 금관 등의 유물들은 한인 갤러리 대표가 우연한 기회에 이 고미술 수집가의 컬렉션을 찾으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신라시대 금관은 5~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약 30센티미터, 길이 약 15~22센티미터 크기로 보존 상태가 뛰어나다. 특히 금관 장식물인 곱옥이 선홍 빛 마노석으로, 이는 한국에서 발견된 바 없어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술품 감정전문업체 스토쳐(Stoetzer)사는 감정 후 “유물은 5~6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금장 유물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유물에 나타난 양각 기법은 매우 독특하고 고유하며 고대의 도구로 제작된 것으로, 현대의 양각 도구에 대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신라 금관의 등급은 매우 훌륭한 걸작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금관을 소장하고 있는 수집가가 올해 5월 전까지 한국 정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다른 수집상이나 박물관 등에 처분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신라 금관을 처음 접한 한인 갤러리 대표가 이같은 사실을 한국 정부에게 알리고 적극 환수 조치를 할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 측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블 파인아트 뉴욕 측은 “한국 정부 관련 부처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한국 박물관법을 들어 한국에서 발굴되지 않은 유물, 즉 발굴 소재지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환수가 여의치 않다며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보가 뉴욕 한국문화원 측에 한국 정부의 환수의지 유무에 대한 질문을 하자 “뉴욕에 신라 금관이 발굴돼 보관 중이라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공개된 신라 금관은 10여 점으로 알려졌다. 한국에는 신라고분에서 출토된 5점과 도굴품으로 압수한 1점을 포함해 모두 6점의 금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밖에 프랑스 기메 미술관과 일본 쿠슈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진우 기자>
뉴욕에서 발견된 5~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금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