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식당·호텔 등 무단이용 방지‘고육책’
“고객 불편 커”… 한글로 비밀번호 써놓기도
LA 지역 노숙자 급증으로 한인타운 지역에도 홈리스들이 몰려들면서 노숙자들이 한인 업소들 내부에까지 들어와 업소 관계자나 고객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위협적 행위를 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13일자 보도) 이들의 화장실 무단 이용으로 고객들이 불편이 커지자 아예 화장실에 도어락을 설치하는 식당과 호텔 등 타운 업소들이 늘고 있다.
한인타운 8가에 위치한 한인 운영 식당은 2년 전부터 화장실에 도어락을 설치했다. 식당 관계자는 “노숙자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와 용변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세면과 면도, 그리고 샤워까지 하고 간다”며 “그 시간 동안 다른 손님들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을 뿐더러 청소를 새로 해야 하는 등 이로 인해 입은 피해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 업소는 특히 건물 구조상 화장실이 식당 홀과 떨어진 입구 쪽에 있어 노숙자들이 빈번하게 드나들었는데, 도어락을 설치한 뒤로는 그 수가 많이 줄었다고 식당 측은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화장실 앞에서 누군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가거나 손님들에게 비밀번호를 물어서 들어가는 노숙자들도 있어, 이 식당은 2~3주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한인 고객들을 위해 화장실 입구에 한글로 비밀번호를 표시해두고 있다.
한인타운 내 일부 호텔들의 경우도 노숙자들이 로비가 바쁜 시간을 이용해 몰래 화장실에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로 인해 한 호텔은 로비 화장실에 도어락을 설치하고 호텔 손님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전했다.
한인 업소들 뿐 아니라 스타벅스도 각 매장의 화장실에 도어락을 설치해 화장실 무단 이용을 막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화장실 이용이 매장에서 커피 등 음료를 구입한 고객들의 권리라는 입장이다.
한인타운 내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는 한 바리스타는 “한 시간에 많게는 40~50명의 손님들이 화장실을 이용한다”며 “도어락 시스템이 없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매장에서 커피를 사마시는 구매자들이 오히려 기다리고 불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심우성 인턴기자
LA 한인타운 내 한 식당 화장실에 도어락의 비밀번호가 한글로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