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거주 문유진·문숙기씨, 현지 공립도서관에 쾌척
"2세들 한국책 많이 봤으면"…주지사 '한국관' 마련 약속
하와이 거주 한인 노부부의 '한국책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문유진(82)·문숙기(76)씨 부부는 평생 모은 돈을 하와이 매컬리 모일릴리 공립도서관에 한국 도서를 구매하는데 써달라며 100만 달러를 쾌척했다.
전달식은 1월 말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주지사 사무실에서 문씨 부부와 강영훈 하와이 총영사, 주의회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기부금은 부부가 설립한 한국도서재단에 전달됐고, 앞으로 공립도서관이 한국 도서, 잡지, DVD 등을 살 때 전액 지출하게 된다.
이게 주지사는 "문씨 부부의 오랜 기여로 한국 관련 책자와 잡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DVD를 도서관에 비치할 수 있었다"며 "하와이 거주 시민이 한국 책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2년 뒤 공립도서관의 한 층을 '한국관'으로 만들기로 하고 예산을 책정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문숙기 할머니는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일푼으로 미국에 건너와 남편은 공무원으로 평생을 보냈고, 저는 와이키키 해변에서 보석 장사를 하며 살았다"며 "자식과 손자에게 유산을 남기는 것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더 값지다는 생각에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전 재산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1996년 한국 도서가 200권에 불과하던 이 도서관에는 문씨 부부의 노력으로 현재 3만 권이 넘는 책이 꽂혀 있다. 미국 전역의 주립 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한국 도서를 비치한 도서관이 됐다. 할아버지는 대장암, 할머니는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폐암 선고까지 받고 투병 중이다.

문유진, 문숙기씨 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