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메리카 '소중한 인연 찾기' 방송 통해
한국의 딸, 이혼후 미국 이민온 엄마 찾아
한국과 미국에서 30년간 소식을 모른 채 떨어져 살던 엄마와 딸이 만났다.
한국의 정모(32)씨는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KBS 아메리카 4층 회의실에서 화상통화로 엄마 한모(57)씨와 외할아버지·외할머니를 만났다. 모녀의 상봉을 이어준 다리는 1983년 ‘이산가족 찾기 특별 생방송’에서 모티브를 따온 KBS 아메리카의 ‘소중한 인연 찾기’ 연중 캠페인이다. 정씨는 지난달 15일 “젖먹이 시절 아빠와 이혼을 하고 미국에 이민 온 엄마를 찾고 싶다”는 사연을 접수했다.
엄마 품에 안겨본 기억조차 없이 친할머니 손에서 자란 정씨의 유일한 단서는 엄마 이름과 사진 한 장, 초등학교 2학년 때 잠시 찾아와 “내가 엄마다”라고 했던 어렴풋한 기억뿐이었다. 정씨의 부모가 이혼한 것은 엄마 한씨에게 약간의 장애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가 쪽에서는 엄마 얘기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분위기여서 그저 엄마를 막연히 그리워만 했다고 정씨는 털어놓았다.
그러던 중 친할머니로부터 “네 외할아버지가 영화투자사업을 하시다가 크게 안 좋게 돼 미국에 이민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씨는 이후 엄마의 행방을 찾았지만 이미 엄마의 주민등록은 말소됐고 영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 등록을 하지 않아 소재를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LA에 사는 큰고모가 ‘소중한 인연 찾기’ 캠페인 응모를 권했고 용기를 내 사연을 접수했다. 정씨의 사연이 방송됐고 마침내 정씨의 할머니가 방송을 보고 연락해와 모녀 상봉이 이뤄졌다. 엄마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LA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정씨는 화상통화에서 말이 어눌한 엄마와 많은 얘기를 할 수 없었지만 지난해 4월 결혼한 신랑을 소개하면서 빠른 시일 내 만날 것을 약속했다.

정씨 모녀의 예전 사진과 접수 사연(윗). 아래는 30년만에 화상통화로 만난 모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