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미국이나 더위로 숨이 턱턱 막히는 요즈음, 청량제가 있다면 파리에서 날아드는 메달 소식들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탁구선수 신유빈(20)이 보여준 성숙한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그는 여자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 선수에게 패했다. 꿈에 그리던 메달을 놓친 것이었다. 하지만 경기 뒤 신유빈은 실망감으로 주저앉는 대신 하야타에게 다가가 축하의 포옹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상대가 모든 면에서 앞섰다, 나도 더 노력해서 다음에 또 도전 하겠다”고 패배를 여유롭게 인정했다. 나이 갓 스물인 선수의 품격에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추구해 나가는 것은 행복의 기본조건이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그런 면에서 행복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다고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다. 남보다 더 잘 하고 싶은 욕심, 경쟁에서 이겨야 된다는 강박감이 너무 크면 행복은커녕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목표를 향해 불굴의 의지로 달려가는 사람들, 예를 들어 올림픽에 나갈 만큼 재능 있는 선수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최선을 다하는 한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필요한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런 면에서 신유빈의 태도는 지혜로웠고 그래서 그는 행복한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일 텐데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행복에 대한 접근이 잘못 되었을 수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요즘 ‘새로운 행복(The New Happy)’이라는 개념이 눈길을 끈다. 행복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자는 일종의 행복운동이다. 행복은 어떤 커다란 성취 뒤에 따라 오는 게 아니라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새로운 행복’ 운동을 주도하는 행복전문가 스테파니 해리슨은 몇 가지 간단한 행동들을 생활화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저도 모르는 사이 행복이 찾아든다는 것이다.
첫째는 감정을 속으로 누르지 말고 남들과 나누기. 가까운 이와 나누면 기쁨은 배가 하고 슬픔은 반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이다. 혼자 끙끙 앓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는 목표를 작게 세우기. 수년 뒤에 달성할 원대한 목표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해야 할 다음 단계들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목표가 너무 크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스트레스만 가중될 뿐이다. 매일 한발 한발 목표를 향해 다가간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음은 선행. 행복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남을 돕는 것. 선행은 정서적으로 행복감을 줄 뿐 아니라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춤으로써 육체적 건강에도 좋다.
아울러 도움이 필요할 때 혼자 애쓰지 말고 도움을 청하는 자세, 그리고 못 가진 것이나 부정적 면을 보는 대신 가진 것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자세가 행복을 불러온다고 행복 전문가들은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행복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남들과 더불어 살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작은 목표들을 차근차근 이뤄 나가다보면 행복은 찾아든다는 말이다.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나태주 시인은 시 ‘행복’에서 말한다. 그렇다면 행복하지 않을 이 누가 있을까.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