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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한국과 일본 식당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7-09 17:46:51

민경훈의 논단, LA미주본사 논설위원,한국과 일본 식당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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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라면은 ‘손으로 늘여서 만든 면’이란 뜻의 중국 ‘라’이 그 기원이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라멘’이 됐다가 한국에서 ‘라면’으로 굳어졌다. 한국인이 주로 먹는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닛신 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개발한 것으로 이것이 1963년 삼양식품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됐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집에서 끓여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의 대명사인 것과 달리 일본에서의 라멘은 스시, 소바와 같이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로 수십년의 전통을 가진 노포들이 수없이 많다. 일본 라멘은 돼지뼈를 바탕으로 한 후쿠오카의 ‘돈코츠’(‘돼지 뼈’라는 뜻)와 된장을 베이스로 한 삿포로의 ‘미소’(‘된장’이라는 뜻)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중에서 ‘돈코츠’파에 속하는 후쿠오카의 ‘이치란’이란 식당이 있다. 1960년 ‘후타바’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66년 ‘이치란’으로 이름을 바꾸고 1993년에는 현대식으로 탈바꿈한 새 점포를 열었다. 캐쉬어가 없고 입구에 자판기를 통해 라멘을 주문하도록 한 것은 대다수 라멘 가게와 같다. 특이한 것은 주방이 가게 한 가운데 있고 카운터가 4각형으로 주방을 싸고 있으며 전 좌석이 1인석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회사 웹사이트에는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고 라멘 맛을 감상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돼 있으나 이보다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혼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발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업주 입장에서 보면 웨이트리스가 홀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주방에서 바로 음식을 손님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음식은 주방과 연결된 카운터 앞 창을 통해 전달되며 음식을 나른 웨이트리스는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고 창문을 닫아준다. 그야말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다. 자리마다 수도 파이프가 연결돼 있어 물을 더 달라고 부를 필요도 없고 추가 주문을 하고 싶으면 벨을 누르면 된다.

캐쉬어와 웨이트리스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 덕에 라멘 한 그릇이 1천엔 안팎이다. 지금 환율이 달러당 160엔이니까 6달러 조금 넘는 셈이다. 택스와 팁은 물론 없다. 이 가게는 체인으로 발전해 일본 내에만 65개가 홍콩, 타이페이, 뉴욕 등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인건비 절약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일본 식당만이 아니다. 강원도 시골에 있는 유명 막국수 집이 있다. 산골 마을인데도 수십대가 들어설 수 있을 정도로 주차장이 넓고 홀도 100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크다. 그런데 일하는 웨이트리스는 두 세명뿐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기 때문이다. 우선 테이블마다 태블릿이 놓여 있어 이걸 통해 주문을 하도록 돼 있다. 물과 추가 반찬은 각자 자기가 가져다 먹어야 하고 주문이 끝나면 음식을 배달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이런 시골에서까지 이런 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데 놀랄 뿐이다.

한국 웬만한 식당에서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 자판기로 주문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어떤 식당에서는 아예 계란을 테이블마다 놔두고 이를 프라이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 둔 곳도 있다. 식당은 식당대로 수고를 덜고 손님은 손님대로 자기 식성에 맞게 스스로 요리할 수 있다.

한국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지만 아직 1만원이 안 되고 음식값이 비싸다지만 짜장면은 평균가가 7,000원이다. 지금 환율로 5달러꼴인데 역시 택스도 팁도 없다. 요즘 LA에서 자장면 한그릇 먹으려면 음식값 15달러에 택스와 팁, 발레 파킹비까지 하면 20달러가 훌쩍 넘어간다. 그런 한국에서도 인건비를 줄여 식대 인상을 억제하려고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미주의 한인 식당은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주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16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높고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 최저 임금은 20달러에 달하는데 이것도 부족하다며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갑자기 많은 돈이 풀리고 공급 체인이 막히면서 인플레가 9%까지 치솟았고 이로 인해 많은 근로자들이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를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으로 해결하려하는 것은 잘못이다. 전국에서 최저 임금이 제일 높은 가주 실업률이 5.3%로 전국 최고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커질수록 업주들은 자동화와 AI를 통해 인력을 대체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LA 한인 식당에서도 태블릿으로 주문하고 로봇이 배달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 민경훈 LA미주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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