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뉴스 칼럼] ‘물 빼는 약’ ‘살 빼는 약’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27 11:21:50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칼,살 빼는 약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한 때 LA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잠시 이목을 끌었던 ‘살 빼는 약’이 있었다. 먹었더니 불과 2주여 만에 10파운드 이상 빠졌다는 사람도 있었다. 얼굴이 홀쭉해져 있었다. 큰 일 낼 제품이었다. 의학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당장 끊어라”고 했다. 살 빼는 약이 아니라, 물 빼는 약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대략 50~75%가 수분이라고 한다. 연령, 몸집, 신진대사, 활동량 등이 수분 비중의 차이를 결정짓는 요소로, 인체의 평균 60%는 물이라는 것이 공통된 이야기다.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뇌의 90%, 혈액의 80% 이상, 근육과 피부는 70% 내외, 뼈도 20% 이상이 수분이라고 한다. 몸 속의 모든 세포에 물이 고루 분포돼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 제품이라고 나온 이 ‘약’은 몸 속의 수분을 좍좍 빼내는 기능을 했다. 물만 마셔도 도로 살이 찌게 된다. 탈수 증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돌팔이가 만들었고, 멋모른 채 사 먹고 살이 빠졌다며 좋아하는 어리석은 소비자가 있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비만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비만은 이른바 성인병의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은 물론, 허리 통증을 호소해도 우선 “살 빼고 배 넣으세요”라는 충고를 듣는다. 남녀 불문하고 살을 빼면 “전 보다 좋아 보여요”라는 인사말을 듣는다. 살이 빠져 걱정이라는 사람이 없지 않지만, 찌는 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지난 5년새 미국의 비만치료나 예방을 위한 처방약 소비가 40배 늘었다. 엄청난 증가세라고 할 수 있다. 다이어트는 미국뿐 아니라 이제 웬만큼 사는 나라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가 됐다.    

주류사회 매체에서 오젬픽(Ozempic) 광고를 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원래 당뇨 치료제로 지난 2017년 연방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뇨 약이 비만 치료제로 변신했다.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구하기 힘든 귀한 몸이 됐다. 한국에서도 임상 실험결과 이 계열(세마클루타이드) 약은 동아시아 인들의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외 유명 의학 학술지에도 발표됐다. 한국 일부 계층에서도 이 약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이 약을 출시한 덴마크 제약사는 지난 2021년 위고비(Wegoby)라는 비만 치료제를 내놨다. 리벨수스(Rybelsus)도 이 회사 약품이다. 블루 오션을 놓칠 수 있나? 미국 제약사에서는 트룰리시티(Trulicity), 마온제로(Mounjaro)라는 유사 효과를 가진 비만 치료제가 잇달아 나왔다. 이런 약이 비만 치료에 쓰이는 약학 작용을 설명하면 복잡하게 들릴 수 있으나 원리는 한 마디로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런 약은 심장병 예방에도 좋다는 이유로 처방되기도 한다. 심장질환도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뇨 치료제가 비만, 심장병을 위해 처방되는 것은 신약 승인 당시 용도와는 다르다. 이런 것을 오프-레이블(off-label) 처방이라고 하는데, 합법이며 미국 의사들이 내는 처방전의 20%는 오프-레이블이라고 한다. 심장병 약이었던 바이아그라가 발기부전 치료제, 심지어 고산병 예방용으로 처방되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꿩 잡는 게 매’인 것이다.

이 덴마크 제약사(Novo Nordisk)와 미국 제약사(Eli Lilly)는 이들 비만 치료제 덕에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최고 가치의 제약사로 부상했다. 이런 약은 부작용이 없을까?  부작용을 주장하는 소송 수 십 건이 제기돼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이 곧 심리에 들어간다. 원고들은 이 약으로 인한 위장 기능장애, 장 폐쇄, 췌장염 등을 주장한다. 심리결과가 주목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우리가 서로 사랑 한다는것

김수환 추기경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아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