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두를 휘(手-12, 5급)
*장막 장(巾-11, 5급)
일이 일어나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확실하게 갖추어야 한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명언을 찾아보자. 먼저 ‘벽의 사면은 밤하늘처럼 짙은 푸른빛 휘장으로 덮이고...’의 ‘揮帳’이란 한자어를 속속들이 파헤쳐 본 다음에!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속을 봐야 알 수 있다.
揮자는 ‘(손을) 휘두르다’(throw one’s arms abou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손 수’(手)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음 차이가 상당히 크지만 軍(군사 군)이 발음요소임은 輝(빛날 휘)도 마찬가지다. 후에 ‘지시하다’(instruct) ‘떨치다’(wield)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帳자는 ‘장막’(curtain)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수건 건’(巾)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長(길 장)은 발음요소일 따름이다. 종이를 발명하기 이전에는 장막에다 치부를 했었는지, 치부책, 즉 ‘장부’(account book)를 뜻하는 것으로도 쓰였다.
揮帳은 ‘피륙을 여러 폭으로 이어서 빙 둘러치는[揮] 장막(帳幕)’을 이른다. 徽章이라 쓰면 ‘신분이나 직무, 명예 등을 나타내기 위하여 옷이나 모자 따위에 붙이는 표지’를 이른다.
중국 서한(西漢) 때 대신이 쓴 역사책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상서’(尙書)에 나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알기 쉽게 풀이한 셈이다. ‘사람’을 뜻하는 人이 문장에서는 ‘남’을 가리키는 것으로 많이 쓰인다.
“준비가 있으면 남을 이기고,
준비가 없으면 남에게 진다.”
有備則制人, 유비즉제인
無備則制於人.무비즉제어인
- 桓寬의 ‘鹽鐵論’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우리말 속뜻 논어> 편역자
(jeonk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