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이민법칼럼] 영사의 비자 거부, 구제의 길 없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24 09:11:31

이민법칼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성환 변호사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미국 내에서 하거나 해외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서 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만한 이슈가 있다면 영주권 신청을 미국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에서 진행할 경우 영사의 결정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할 기회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영사 결정은 시민권자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그나마 남아 있던 사법심사의 가능성도 좁힌 최근 연방 대법원 Munoz v. Department of State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 시민권자 샌드라 무노즈의 남편은 2015년 엘살바도르에 가서 시민권자 배우자로 영주권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기각사유서에는 아무 사실관계가 적혀있지 않고 달랑 법조문 하나만 적혀 있었다. 이들 부부는 영사관에 재심을 요청하고 나중에는 국무부에 이의 제기를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잘 나가는 LA 노동법 변호사인 무노즈는 2010년 엘살바도르 출신 루이스 아센시오 코데로와 결혼했다. 아들도 한 명둔 이 부부는 이민청원서를 USCIS에 제출해 승인받았다. 그러나 남편 코데로는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왔기 때문에 입국 기록이 없어서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었다. 이들 부부는 남편 코데로가 엘살바도르에서 이민 비자를 손쉽게 받아 곧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민비자의 거부였다.

 

무노즈는 엘살바도르 미국 영사관이 남편의 비자를 거부할 때 “사실적으로 합리적이고 진실한 이유”를 밝히지 않아서 시민권자인 자신의 헌법상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연방지방법원에 제소했다. 그 과정에서 무노즈는 비로소 남편 코데로의 이민비자가 거부된 이유를 알게 됐다. 코데로의 문신이 악명높은 국제적 갱조직인 MS-13 조직원들이 하고 있는 문신과 유사하다는 점, 그리고 인터뷰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코데로가 MS-13 조직원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이민 비자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갱에 연루된 적이 없고 범죄기록이 없는 코데로의 입장에서는 억울했지만 연방지방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인 연방 9항소법원은 엘살바도르에 있는 미 영사관이 코데로의 비자를 거부할 당시 “사실관계가 합리적이고 진실한 이유”로 제시하지 않아 적정 절차 원칙을 위반했고, 그 결과 시민권자 무노즈의 수정헌법 5조가 보장한 자유권을 위반했다고 판결한다.

 

연방정부가 낸 상고에서 연방 대법원은 6대 3으로 무노즈가 국무부가 자신이 배우자와 함께 살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기본권인 혼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무노즈가 말한 권리를 헌법적 권리의 범위에 포함하면 헌법적 권리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시민권자의 배우자가 이민비자를 받는 것은 시민권자의 권리가 아니고, 외국인 남편의 영주권 심사가 시민권자인 무노즈의 기본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무노즈가 남편의 비자 거부로 피해를 입었지만, 이것이 무노즈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연방 대법원의 판단이다. 이 권리는 9항소법원에서만 인정되고 나머지 모든 항소법원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코데로의 경우 영사가 비자 거부 당시 ‘사실적으로 합리적이고 진실한 이유’를 밝힌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벌레박사 칼럼] 가을철 벌레 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페스트 콘트롤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 나면 자동적으로 TV를 켜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본다. 비즈니스 특징상 그날의 기온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와

[법률칼럼] 결혼영주권과 가정폭력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이중 결혼과 가정폭력 관련된 사례다. 가장 흔한 예로, 이미 미국에서 결혼한 사람이 한국으로 가서 자신을 총각

[행복한 아침] 모순

김정자(시인·수필가) 하이웨이 285에서 톰 모어 랜드 인터체인지로 차선을 바꾸려는 지점에서 갑자기 이쪽 차선으로 끼어든 차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울리며 내달린다. 연이어 여러 대가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권 요 한(애틀란타 문학회 회장) 길가 풀잎위몰래 앉은 새벽 이슬맑은 방울속에가을이 담겨 왔습니다  밤낮도 모르고처량하게 들려 오던매미 노래 여운속에가을이 스며 들었습니다  상큼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변화는 먼저 성찰과 순수함의 회복이 아닐까 싶다.삶의 치열한 탐색이 변화의 핵심 요체인 듯하다.변화를 갈망하는 치열한 탐색이

[신앙칼럼] 기쁨의 모략(Conspiracy Of Joy, 시편Psalm 37: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의 진정성(Authenticity of God)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단어 중에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의 저변에 무엇이 모략

[한자와 명언]  疑 問(의문)

*의심할 의(疋-14, 4급)*물을 문(口-11, 7급) 의문은 쌓일수록 좋으나, 의심은 그렇지 않다. 의심이 의심을 낳아서 자꾸 쌓이게 되면 계획을 ○치게 된다. 먼저 ‘疑問’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