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발언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04 14:02:23

발언대,최형무,변호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시대를 뛰어넘어 온 인류에 영향을 끼친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단편소설에서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각기 자신의 일을 염려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 가운데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모든 사람 각자는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애씀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실은 오직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썼다. 

사회 변혁을 위해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저항을 해야 한다는 톨스토이의 기독교적 철학은 러시아 정교회로부터 파문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그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5년 연속 추천됐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3번 추천되었으나 실제로 상을 받지는 못했다. 톨스토이가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노벨상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평화주의와 비폭력주의 철학은 인도 간디의 비폭력운동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의 총칼 지배에 맞서 비폭력 평화운동을 일으킨 3.1 운동의 정신도 톨스토이의 정신세계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톨스토이는 각 개인이 이 세상을 살아가며 걱정하고 애쓰는 모습들을 보며, 서로 돕고 힘을 합치는 것이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보았다. 개인생활이나 사회생활, 경제생활이나 정치생활 그리고 국가 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걱정과 두려움이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로 협력하면 상당히 해결되거나 완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다.

지금 온 인류가 처한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에 대처해 나가는데 있어서나, 전쟁과 테러로 인한 참혹한 파괴와 인간 살상의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서로 각기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함으로서만 보다 긍정적인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온 인류를 순식간에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 확산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일도 그렇다.

어쩌면 인간 본성 자체에 내재해 있는 이기심이 여러 문제의 근본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훈련을 쌓기도 한다. 미국에 뿌리깊은 인종주의도 갓난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인종주의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가정과 주위에서 아이를 그렇게 교육시키고 보고 자라게 하면서 인종주의자가 된다고 한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의 극심한 인종 차별정책에 저항하다 수십 년간 감옥에 있었는데, 감옥 안에서도 간수들과 친구가 되어 좋은 관계를 쌓아나갔다고 한다. “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천하여, 그 후 백인 드 클럭과 흑백 연합정부를 세움으로써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인종차별 정책을 마침내 타파하게 된다.

1954년 기념비적인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사건에서 미국 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 인종을 분리시키는 것이 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미국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초석을 쌓았는데, 이제 미국은 어떤 면에서 거꾸로 가고 있다. 올해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민주주의가 독재로 선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실제적인 우려가 일어나고 있다.

집권하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정책을 없애겠다고 공언하며, 그 동안 미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기본 동력이었던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하는 사람들이 득세하면 결국 미국의 자녀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든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최형무 변호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