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낮은 곳에서 한 작은 일들은 버림받지 않는다”
지난 4월 3일 `24년 한국의 ㅇㅇ 일보에 실린 김형석 교수님의 100년 칼럼의 제목이다.
평생을 겸손의 본이 되는 삶을 살아온 정직하고 선량한 노 교수님의 향기로운 삶은 참으로 높은 산(거봉) 같은 모습이다.
언제나 낮아지고자 했던 겸손한 삶의 지향과 순수한 인품의 참다운 덕목의 실현이 높아진 역설이다. 고결한 인격을 지니신 교수님의 맑은 모습 앞에서 마음이 더욱 겸허해진다.
어느덧 40년이 지난 김 교수님과 잠시의 소중한 인연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근무했던 건설회사의 위치는 서울의 근경인 경기도에 있었다.
해마다 겨울 혹한기에 생산부 라인이 잠시 가동을 멈출 때는 회사원 정신교육 강좌가 있었다.
김 교수(강사)님을 업무 승용차로 모시게 된 행운은 서대문구 ㅇㅇ동에 함께 살며 같은 교회의 교인인 관계로 가능했다.
이틀 동안 오가는 차 속에서 항상 웃으시며 자상하게 말씀하시는 삶의 교훈을 경청하며 참으로 인자하신 존귀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김 교수님의 `60년대 첫 수필집 [고독이라는 병] 최초의 베스트 셀러인 [영원과 사랑의 대화] [조국의 향수 속에서] 등 많은 수필집이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어느 때부터 자연스럽게 교수님의 신간 저서는 거의 빠짐이 없이 독서 목록에 올렸다.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 학원사 발행의 저서에서도 자신의 신앙 입문 과정과 세계관에 대한 차원 높은 말씀의 참뜻은 가슴에 더 큰 감동으로 와닿았다.
강의와 차 속에서 하신 말씀 중에 ‘삶의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정진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70~ 80프로 가까이 도달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라는 격려와 희망의 말씀을 주셨던 기억이 새로워진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 아름다운 삶임을 일깨워 주셨음을 감사한다.
`60년대의 수필집은 피천득 교수님의 [인연]을 필두로 안병욱 교수님의 [마음의 창문을 열고] [아름다운 창조] 사상계의[현대사상] 선집 등 많은 수필집이 있었다.
이어령 선생님의 이것이 한국이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이것이 서양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등이었다.
국내외 소설 부분에서는 최인훈의 [광장] 미국에서 영문으로 발표된 김은국의 [순교자] 번역 장왕록 교수.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 등이었다.
비소설 부분에서는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사]가 필수 독서 목록에 올라 있었다.
70년~ 80년 시문학, 수필(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님) 기행문, 역사, 비평 등 문단의 중흥기를 맞아 우수한 작가들의 작품이 나와 국내외 고전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에서 문예 부흥기(르네상스)를 이룬다.
김 교수님께서는 삶의 보편적 가치와 절제와 균형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며 달관의 경지에 이른 거목 같은 존재이시다.
김 교수님의 저서의 영적인 가르침을 통한 새로운 도전은 삶의 일상적인 변화의 모습이다.
우리 삶에서 깊은 성찰로 이끌어 가는 영혼의 생명력을 지닌 말씀에 감동한다.
인격과 내면의 참신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삶에 적용하는 보편성의 원칙을 가르치시고 있다.
아울러 삶의 참된 의미가 되는 고유한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지혜로운 말씀을 당부하신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사랑의 정신을 배워가며 실천하는 기회의 선용을 말이다.
각자의 다양하고 성숙한 삶의 모습이 튼실하게 뿌리내리기 위해 주시는 진지한 조언이다.
김 교수님께서는 삶의 균형을 이루는 합리성의 추구가 유연한 사고의 체계를 지닐 수 있다는 지론이다.
도산 선생님의 인품과 세계관 기독교 역사관을 이어받은 위업이 철학, 수필 문학의 모태라는 생각이 든다.
낮은 곳에서 자신의 순수한 생각으로 삶의 의미와 통찰력을 키우며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한 성실성이 위대한 일생의 원동력이 되었지 싶다.
104세의 건강한 삶의 비결은 규칙적인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 신앙생활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경건함과 온유한 성품에 있다.
선생님께서는 언제나 맑은 웃음으로 편안하게 사람을 대하는 친화력을 지니신 분이다.
선생님의 오랜 세월 맑고 향기로운 삶을 통한 인격의 도야와 참다운 삶의 의미와 교훈을 가슴에 깊이 새긴다.
‘멀리 타국의 한 독자가 선생님께서 내내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