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수필] 이민자의 거리에 역사를 남기신 어른 권명오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6-20 10:56:04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맑고높은

높은  하늘

끝도 없는 시공을

소리없이 거니는

한조각

하얀 구름아,

 

어디메서

가을을 싣고

또 소리 없이

찾아 들었는가           ( 권명오, 칼럼니스트, 연극 동우회장 역임)

 

얼마 전부터  한국일보에  부족한 저의 글 옆에 함께 글을 쓰시던 권명오 선생님 칼럼이 보이지 않아 마음 한구석이 서운했습니다.

어떻게  아틀란타 이민자의 역사를 권명오 선생님 만큼 쓸 수 있을까요… 나같이 부족한 사람은 가끔 시에 취해  술렁일 때  선생님의 이민사를 읽으며 정신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최고의 현인은 언제나 인생의 모든 것을 깨닫고 초연한 정신으로 인생을 그대로 바라보는 자란 말처럼 이민 역사,  그 때, 그 일을  마치 오늘 처럼 쓰시는 선생님의 초연함에 감동합니다.

 역사의 기록 없는 이민사가 있겠는가… 마치 장엄한 서사시처럼  대범한 풍자의 멋으로 아틀란타 이민의 역사를 우리가 어떻게 살아 왔는가… 선생님의 글에 굽이 굽이 묻어 있습니다. 마음에 따뜻한 진실 없이는  글을 쓰는 일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가을 하늘에 흰구름 한 조각 흐르듯  소리 없이  스며드는 이민의 방랑자의 삶의 기쁨과 슬픔이 스며든 이민 역사의 삶의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소리 없이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마을 전설을 눈을 감고서도 우린 서로를 안다고 하지만 외롭게, 너무 외롭게 어디에서 살다가 갔는지도 모르게 헤매이다  떠나고 마는 길손들이었습니다. 고 한만희 시인의 ‘가을을 만나려면’  읽으며  하늘 길 떠나신 시인의 그리움에 젖어봅니다.

 

가을을 만나려면 -- 한만희 시인

가을은  서슬 서슬

튀정 부리는 바람처럼

제일 먼저  숲에서 만난다.

짜증으로 작열하던 

여름이 허리 굽어  가는 길 

빤히 바라 보이는 

길섶에 몸 감추고

쓰르륵, 쓸쓰르륵

새로 태어난  귀뚜라미들

성급히도 울어대는데

갈증의 시간들을  쪼아먹고 사는 새 한마리

가을은 벌써  으시시 스며들고

내려가는 발길은 휘청거린다

하여도 가을을  만나려면 

깊디 깊은 하늘길

숲으로 가야하리---  하늘 길 떠나신 고 한만희 시인이 오늘 다시 그리워집니다.

부족한 저의 책 ‘지리산 나무꾼’  출판식에  오셔서 시를 읽어주시던  그 모습이… 오늘은 다시 그립습니다.

문학은 인간 생활의 ‘진솔한 흐름’이며 그 한 사람 마음의 흐름’ 이라 하신 시인을 만나려면  언어의 샘물에 그 물줄기에 스며 들어야 합니다.

짜증이 작렬하는 여름을 떠나려 길섶에 감추어진 가을 하늘 소식을  만나려  흰구름처럼 길 떠나셨는지요.

고향 마을 아틀란타에서 스모키 산기슭에 시와 예술의 길을 함께 걸어오신 어르신들의 걸음 걸음이 시와 예술로 수놓으신 시인들의  마음이  그 영혼의 빛이 되어 먼 훗날이 고장 전설이 그 누구의 역사 아닌 우리들의 모습이 후세에 이 고향 마을 전설이 되어  그리움 되어 살아 남을 것입니다. 멋진 연극동우회도 살리시어  돌산 맑은 물 흐르는  아틀란타를 손님처럼 다녀가신 이민자의 역사를, 그 시절, 우리가 살아온 이민자의 설움의 역사도  남기셔야죠.

권명오 선생님… 아틀란타 100년 이민자의 역사에 선생님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 계셨습니다. 당신의 영혼의 깊은 곳에 마음 따뜻한  진실을 눈을 감아도 보이는  역사속에 수 놓으셨습니다. 가끔 가슴시리게 외로울 때, 그때 그 울림의 언어로 남기신 글은  희망이라는 가슴 따뜻한 울림으로 남을 것입니다.

‘가끔 우린 너무 먼 길을  돌아서 오는 지도를 갖지 않는 나그네 같다’, 그것은  언어의 샘물에서  멀리 떠나있을 때’라 했습니다.

낯선 땅에서 언어는 우리의 숨결이, 우리 모두의 함께 부른 노래의 메아리가 될것입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길 빕니다.  다시 한 번 무지개 뜨는 새 아침에  희망의 턱걸이를 하시길 빕니다.  배 박경자 드립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란 무엇인가?

최선호 보험전문인 흘러가는 세월이 끝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과학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명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벌레박사 칼럼] 가을철 벌레 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페스트 콘트롤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 나면 자동적으로 TV를 켜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본다. 비즈니스 특징상 그날의 기온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와

[법률칼럼] 결혼영주권과 가정폭력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이중 결혼과 가정폭력 관련된 사례다. 가장 흔한 예로, 이미 미국에서 결혼한 사람이 한국으로 가서 자신을 총각

[행복한 아침] 모순

김정자(시인·수필가) 하이웨이 285에서 톰 모어 랜드 인터체인지로 차선을 바꾸려는 지점에서 갑자기 이쪽 차선으로 끼어든 차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울리며 내달린다. 연이어 여러 대가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권 요 한(애틀란타 문학회 회장) 길가 풀잎위몰래 앉은 새벽 이슬맑은 방울속에가을이 담겨 왔습니다  밤낮도 모르고처량하게 들려 오던매미 노래 여운속에가을이 스며 들었습니다  상큼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변화는 먼저 성찰과 순수함의 회복이 아닐까 싶다.삶의 치열한 탐색이 변화의 핵심 요체인 듯하다.변화를 갈망하는 치열한 탐색이

[신앙칼럼] 기쁨의 모략(Conspiracy Of Joy, 시편Psalm 37: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의 진정성(Authenticity of God)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단어 중에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의 저변에 무엇이 모략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