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삶과 생각] 나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6-12 17:00:50

삶과 생각, 김지나 메릴랜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지나(메릴랜드)

마음이 허해서인지 요즘 법륜스님의 말씀을 필두로 마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섭렵하는 중이다. 그 말씀 중에 내 마음에 딱 고정되어 생각에 꼬리를 물고 다니는 화두 하나가 남겨졌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관계에 대한 정의가 흔들리더니 팬데믹이라는 어마어마한 파도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인간관계의 정립에 새로운 정의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까운 가족은 물론이고 믿었던 친구며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 금이 갔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각자의 가치관이 함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동안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사고로 살아가야 하는지 모른 채 오로지 아이와 남편 그리고 가까운 주변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나를 잃어버리고 불행했냐 하면 그건 아니다. 결혼하면서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아이를 세 명씩이나 낳아 열심히 건강하게 키웠고 지금까지 나름 행복이라는 기준에 부합된 삶을 살았다

다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뒤로 미룬 채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뒤도 옆도 보지 않고 앞만 보며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의 목표가 있었기에 홀로서는 방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어찌 보면 그때의 그 바쁨과 그때의 열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랬기에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나를 잊은 채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과 미련이 남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아이를 키운다는 목적이 점차 희미해지고 빈 둥지를 지키는 어미 새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이제는 혼자 사는 삶의 목적과 방향이 정해졌는가? 아니다. 목적이나 방향은커녕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게 사람 속이듯 삶의 의미조차 알지 못해 오히려 삶을 가벼이 여기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사는 것도 버겁다. 

그러다 중년이나 노년의 외로움에 관한 즉문즉답에서 법륜스님의 ‘나 자신과 친구로 살아라‘는 말씀이 내 머리를 내리쳤다. 말로는 항상 깨어있어 나를 바라볼 수 있어야만 한다고, 이 순간의 행복을 실천하라는 말을 수없이 들으며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했건만 이 모든 것은 나를 내가 바라보고 있어야만 성립된다는 말이었다는 걸 왜 이제야 깨닫는 것인지 참으로 어리석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와, 나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내가 있다는 생각과 그 밑바탕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즉, 나 자신이 나를 바라보는 내가 있다는 걸 확신해야만 나 자신과 친구로 삼을 수 있다. 사람은 늘 생각한다. 그 생각하는 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자가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누구는 그런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 바로 인생이고 남에게 보여주는 삶을 살지 말고 나다운 삶을 살라고 말한다. 해가 나오면 밝아서 좋고 비가 오면 빗소리가 좋아서 좋고 추우면 차가워서 좋고 더우면 땀이 나서 좋은 그런 나와, 그런 나를 조용히 지켜보며 바라봐주는 내가 있다면 이 세상 살아가는 힘이 절로 생기지 않을까? 나 자신을 친구로만 삼을 수 있다면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산다는 것이 가능할 것이고 더 나아가 나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절대적 지지자가 생기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간단하거나 단순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화가 나는 나를 보며 자제해야 한다는 친구의 알아차림에 귀 기울어야 하고, 외로움에 발버둥 칠 때 홀로 있지 않고 친구와 함께한다는 알아차림에 슬퍼하지 않아야 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친구가 전하는 희망적인 마음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결국엔 혼자인 나의 외로움을 내가 친구가 되어 이겨낼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걸어본다. 단, 나 자신에게 말한다며 중얼병에 걸리지는 말기를! 

[삶과 생각] 나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김지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전문가도 결국 SSA 공식자료로 돌아가야 한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확인일: 2026년 3월 30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

[신앙칼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 요한복음 John 20:31)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요한복음 20:31의 생명으로 영적 제해권(制海權)을 선포하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는 ‘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4월 21일 청담에서 미쉘 강 후보 후원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안타깝게 석패한 미쉘 강 후보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생명은 하나의 소리

조병화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별들이 비치다 만 밤들이 있었습니다.해가 활활 타다 만 하늘들이 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