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 공(力-5, 6급)
*지나칠 과(辶-13, 5급)
남이 한 일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평을 해야 할 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이럴 때 도움이 될만한 명언이 없을까? ‘공과를 논하다/공과를 따지다’의 ‘功過’에 대해 샅샅이 파헤쳐 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功자는 ‘공을 세우다’(perform a meritorious deed)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공구[工]를 들고 힘들여[力] 일하는 모습임을 연상해 볼 수 있겠다. 工(공구 공)은 의미와 발음을 겸하는 요소다. 후에 ‘애쓰다’(make efforts) ‘보람’(an effect) 등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過자는 ‘지나가다’(go past)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咼(비뚤어질 괘)가 발음요소임은 鍋(노구솥 과)도 마찬가지다. 후에 ‘지나치다’(go too far) ‘잘못하다’(make a fault)로 확대 사용됐다.
功過는 ‘공로(功勞)와 과실(過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공죄’(功罪)란 단어가 있으나 자주 쓰이지 않는다.
소동파의 동생 소철이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명답이 될 수 있다. 잘 새겨 두면 난처한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잘한 일을 잘했다 하면
공을 세우게 되지만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고 하면
죄가 될 수도 있다.”
言其是則有功, 언기시즉유공
言其非則有罪. 언기비즉유죄
- 蘇轍(1039-1112).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